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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개미들 "나랏님이 세금만 걷어가"…정부 "증세아냐"
분노의 개미들 "나랏님이 세금만 걷어가"…정부 "증세아냐"
  • 이호진 기자
  • 승인 2020.07.08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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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방향 공청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다.(왼쪽부터 강동익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 고광효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 박종상 숙명여대 교수, 전병목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본부장, 김문건 기획재정부 금융세제과장, 오무명 한국금융투자협회 산업전략본부장, 오종문 동국대 교수,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뉴스1

"나랏님들이 도적은 잡지 못하는데 세금만 걷어간다."

정부의 금융세제 개편에 대해 소위 개미투자자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분노를 표출했다.

투자업계에서는 금융투자소득 세제개편과 관련해 장기투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금투세 개편은 주식 장기 보유에 불리한 반면 단타 투자를 유도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공동으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방향' 관련 공청회를 열고 금융세제 개편에 관한 전문가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에서 오무영 금융투자협회 산업전략본부장은 "투자자들이 시장에 오래 머물도록 장기투자에 세제헤택을 부여해야 한다"며 "이번 발표에서는 장기투자자에 혜택이 될 만한 게 많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투자공제 이월을 5년 이상으로 확대하면 도움이 될 듯하다"며 "선진국에서는 5년 이상, 미국과 영국은 무제한으로 이월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고광효 기획재정부 소득법인세정책관은 "단일세율 자체가 장기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라며 "부동산실물자산은 인플레가 있어서 장기보유 우대가 필요하나 금융자산은 인플레 요소가 없기 때문에 장기보유 우대가 불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은 결집효과를 완화하고 단기시세차익 목적의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장기투자 인센티브를 줄 필요가 있지만 주식은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날 스스로 개인투자자라고 밝히며 익명을 요구한 한 방청객은 "나랏님들이 도적을 잡지 못하는데 세금만 걷어간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금융투자 세제를) 세계의 스탠다드에 맞춰가야된다고 했지만, 펀더멘탈(경제 기반)은 전혀 글로벌 스텐다드가 아니다. 그게 선행돼야 합당하다"며 "금융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와 관련해) 피해보상이 안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증권거래세 폐지를 놓고 정부와 투자업계의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정부측은 거래세 폐지에 대한 근거가 약하다고 지적한 반면 업계는 정부가 거래세 폐지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석자들은 대체로 정부의 금융세제 개편에 대해 큰 틀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양도세·거래세 이중과세 문제 등에서는 의견이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강동익 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존재하지만 기존 연구를 살펴보면 이런 주장은 근거가 없다"며 "기업 자금조달과 유동성 저하를 막기 위해 거래세를 폐지해야한다고 하지만 실증연구를 살펴보면 거래세는 0.2%포인트(p) 오르면 거래량이 10% 변하는 것으로 나타나 변화의 정도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강 부연구위원은 "한국의 경우 이보다 거래량 변화가 훨씬 낮게 나타날 가능성 높다"며 "아울러 증권거래세가 공공성, 효율성 지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고, 설사 추정된다해도 효과는 경제적으로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오무영 본부장은 "금융세제 개편은 중장기적으로 좋을 듯 하다"면서도 "세부적으로 보면 시장과 투자자의 눈높이를 맞추는 데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 본부장은 이어 "당장 증권거래세 폐지가 어렵다면 최소한 (정부가)증권거래세 폐지 로드맵이라도 제시해야 한다"며 "양도세와 이중과세 논란 있다. 중요한건 투자자가 어떻게 받아들이고 인식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거래세 인하 후 남는 농어촌특별세(0.15%)도 거래세 일부로 생각하고 있다"며 "왜 투자자가 농특세를 부담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양도세 전면 전환 후에 정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