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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북한 향해 '유연한 입장' 시사…주목되는 北 반응
美, 북한 향해 '유연한 입장' 시사…주목되는 北 반응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7.09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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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8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앞서 인사를 나눈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2020.7.8/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면서, 비핵화 협상 재개의 공이 북한에게로 넘어간 모양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는 전날(8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졌다. 이날 한미는 북한을 다시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노력을 위해 공조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은 이날 우리 정부와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북한과의 대화 재개에 긍정적인 뜻을 가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본부장은 협의 후 기자들과 만나 "비건 대표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 시 균형 잡힌 합의를 이루기 위해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대화와 협상만이 유일한 방법이고 이를 위해 한미는 조속한 재개를 위해 전력을 다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이는 북한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미국으로선 협상에 나설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협상장으로 나올 것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을 향해 여전히 대화의 테이블이 열려있음을 강조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북한은 최근 잇단 외무성 담화를 통해 미국과 대화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한미를 향해 '새로운 전략'을 가져올 것을 촉구하는 모양새다.

지난 4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장은 담화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생각이 없음을 밝히며 "우리와 판을 새롭게 짤 용단을 내릴 의지도 없는 미국이 어떤 잔꾀를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겠는가 하는 것은 구태여 만나보지 않아도 뻔하다"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비건 대표가 방한하던 7일에도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의 명의로 낸 담화에서 같은 주장을 펼치며 '새로운 판'이 짜여야 테이블로 나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남측을 향해서도 북미 대화 '중재' 역할에 대해 거부하며 비난을 표했다.

북한은 올해 들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 횟수를 현저히 줄이고 내치에 집중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는 중이다.

특히 지난달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일방적 폭파까지 단행했던 북한은 김 위원장의 '군사행동 계획 보류' 지시 직후부터 대남 비난을 멈추고 내치에 '올인' 하는 모습이다.

북한 당국이 공식적인 대남 비난을 줄이면서도, 외무성을 통해 한미 양측에 새로운 용단을 촉구하는 데에는 추후 협상 재개 국면의 전략을 고민하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이런 과정 속에서 북한은 비건 대표가 전날 발신한 대북 메시지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북한의 입장으로선 '새로운 전략'이 구체적으로 담기지 않은 메시지였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건 대표가 자신의 카운터파트로 지목됐던 최선희 제1부상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협상력을 부여받은 대상을 지정했을 때" 대화에 임하겠다는 조건을 달면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은) 협상장에 나오는 것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에 공을 던진 것으로 분석한다"며 "균형 잡힌 합의 및 유연성을 언급했어도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에서 북한이 좋은 평가를 하는 걸 기대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