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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손 들어준 문대통령…주식 양도차익 과세 제동
'동학개미' 손 들어준 문대통령…주식 양도차익 과세 제동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7.18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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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페이스북) 2019.8.26/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손을 들어줬다. 정부가 개인투자자에게 부담이 되는 주식 매매차익 과세를 검토하자 제동을 건 것이다.

문 대통령은 17일 정부가 조만간 최종 발표할 금융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이번 금융세제 개편안은 주식시장을 위축시키거나 개인투자자들의 의욕을 꺾는 방식이 아니어야 한다"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정책은 국민의 수용성이 있어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에 주식시장을 떠받쳐온 동력이 개인 투자자들을 응원하고 주식시장을 활성화 하는데 목적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지난달 정부가 오는 2023년부터 국내 상장주식으로 2000만원 넘게 번 개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2000만원을 뺀 나머지 양도차익에 대해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해 사실상 재검토를 주문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정부가 발표했던 방침은 그간 대주주에게만 국한됐던 주식 양도소득세 부과 대상을 소액주주에게도 확대하겠다는 것인 데다 여전히 증권거래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개미투자자에게까지 이중과세를 한다는 반발이 나왔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개인투자자인,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주식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상황에 정부의 이같은 방침은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을 가져와 주식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곧바로 동학개미들의 반발로 이어졌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엔 정부의 대책을 비판하는 청원들이 줄을 이었다.

한 개미투자자는 지난 6월24일 올린 국민청원에서 "우리나라에서 서민이 중산층으로 가기 위한 방법은 부동산과 주식과 같은 재테크를 통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정부의 부당한 대책으로 서민은 중산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 하나를 잃었고 그나마 위험성이 큰 사다리 하나가 남았지만 대통령님께서 남은 사다리 하나마저 끊어버리고 계신다"고 정부의 대책을 비판했다. 해당 청원은 이날 오후 4시20분 현재 8만4379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동학개미'들의 요청에 화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증권거래세를 더욱 낮추거나 주식 양도세 부과 기준을 높이는 등 기존 정부의 금융세제 개편안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의 이번 지시가 부동산 대책과도 연관이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현재의 부동산 가격 폭등은 시중에 풀려 있는 자금의 엄청난 유동성에 기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문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자금들이 부동산 시장보단 주식 시장으로 흘러가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데, 정부의 발표는 문 대통령의 생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또 문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과 관련해 "정부 재정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민간자본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과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K-뉴딜위원회 디지털뉴딜분과위원장인 이광재 의원은 지난 14일 국민보고대회에서 한국판 뉴딜 추진을 위해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생산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을 강조한 뒤 한국판 뉴딜을 빠른 속도로 추진하면서 국민들과 이익을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을 위해 디지털·그린 국민참여 인프라 펀드 조성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전날(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한국판뉴딜 관련 사업 중 그린스마트스쿨 사업을 설명하면서 "국고를 한 30% 지원을 하고, 풍부한 민간의 유동성이 참여할 수 있는 민자까지 끌어들여서 교실을 디지털화, 그린화하는 것"이라며 "국민참여형 SOC 펀드, 공모펀드 같은 걸 만들어서 그것을 그린스마트스쿨 뿐만 아니라 정부가 하고자 하는 여러 가지 사업에 민간자본이 참여할 수 있는 길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