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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미중패권 전쟁…선택기로 다가서는 한국
막오른 미중패권 전쟁…선택기로 다가서는 한국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7.25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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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미국 정부의 텍사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 폐쇄 명령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정부가 24일 서남부 청두에 위치한 미 총영사관 폐쇄를 명령하면서, 미중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는 모양새다.

G2간 충돌이 본격 격돌함에 따라 미·사이에 낀 한국 정부도 양국 모두에게 선택을 강요받고 있어 대응 전략 모색이 시급하단 관측이 나온다.

이번 미중 영사관 상호 폐쇄 사태는 미국이 먼저 포문을 열면서 시작됐다.

미국은 지난 21일 중국에게 72시간 내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미국 측의 이같은 요구는 중국에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휴스턴 총영사관은 미중이 1979년 수교를 맺으며 처음 설치된 상징적인 영사관이기 때문이다.

이에 중국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동등 보복을 실행하며 총성없는 외교전에 돌입했다. 중국은 이날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 폐쇄를 명령하며 맞불을 놓았다.

영사관 폐쇄가 국교 단절 직전에서 벌어지는 외교적 조치라는 점을 볼 때 양국의 '동등 보복'전의 여파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의 마찰이 더욱 심화되면서 틈새에 낀 우리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유연하게 대처하는 외교·통상정책을 펼치겠다는 입장이지만, 양국간 갈등의 골이 깊어질수록 선택을 강권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미 국무부가 LG유플러스에게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요구한 사례처럼, 더 이상 한국 정부는 양국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중 갈등이 중장기화 될 가능성을 유념해 시나리오를 세우고, 한국외교의 원칙이 무엇인지를 세워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제언했다.

이성현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더 심각하게 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중장기적인 시나리오를 짜놓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나리오마다 이런 문제가 '중간단계' 또는 '최고조 위험' 등 한국의 선택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상황이 벌어졌을 때 사안별로 선택하는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데 (현재) 한국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지 않은 듯 하다"며 "미중 갈등에 대응할만한 중장기적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미국은 주도하고 있는 질서에 한국의 적극적 동참을 해주도록 (촉구하고), 중국은 한국이 (그에 동참하지 않기를) 압박하는 상황"이라며 "우리의 외교적 원칙이 무엇인지를 세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 센터장은 "한쪽을 선택하면 다른 곳에서는 손해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에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며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피해가 없거나 양쪽에서 모두 얻을 수 있는 (안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G2의 충돌 속에서 정부는 오는 28일 범관계부처 대책회의를 열고 대응전략 모색에 나설 예정이다.

강경화 장관은 제3차 외교전략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외교부와 국방부, 기획재정부, 통일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10개 부처 당국자들과 50여명의 학계 인사등과 함께 한국 외교의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