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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져가는 '최악' 제조업 고용위기…어느 업종 흔들리나 봤더니
커져가는 '최악' 제조업 고용위기…어느 업종 흔들리나 봤더니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8.03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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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츠 대구공장 폐업 통보에 항의하는 노조원들. (자료사진) 2020.6.30/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출 타격으로 실적이 급격히 부진해진 자동차·금속·고무플라스틱 등 중화학 제조업체의 고용이 심상찮다.

여기에 이미 구조조정을 겪고 있던 섬유·의복·가죽업의 부진까지 지속되면서 코로나19 고용 위기는 '엎친 데 덮친 격'이 된 양상이다. 온라인 강의 확산 여파로 제지업계 고용도 점차 위태로워지고 있다.

의외의 '선방' 업종도 있다. 지난 5년간 구조조정 늪에 빠졌던 조선업은 11개월 연속 종사자가 늘고 있고, 식·음료 제조업도 깜짝 실적에 힘입어 종사자 증가세를 유지 중이다.

3일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 우리나라의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의 제조업 종사자 수는 1년 전보다 7만7000명 감소, 통계 사상 최악 감소폭을 기록했다.

제조업 종사자는 올 3월에 조사 시행 처음으로 감소를 기록한 뒤, 4개월 내리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다. 3월에 6454명, 4월에 4만6197명, 5월에 5만8561명 감소했다.

업종별 현황을 살펴보면, 경공업에선 의복·의복 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1.1만명), 섬유제품 제조업(-1.1만명), 가죽·가방 및 신발 제조업(-4000명)에서 총합 3만명 가까이 종사자가 줄면서 감소폭 대다수를 차지했다.

반대로 종사자가 늘어난 업종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간편식 수요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식료품 제조업(3000명)과 음료 제조업(1000명)이다.

 

 

 

 

공장 야적장에 대기 중인 완성차. 2020.6.1/뉴스1

 

 

중화학에선 조선업(기타운송장비, 3000명)이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11개월 연속 종사자 증가세를 이어간 반면, 수출액이 급감한 자동차 제조업(-1만명)과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업(-1만명)은 큰 폭의 감소세를 썼다.

권기섭 고용부 고용정책실장은 "제조업 내 세부적으로는 자동차·반도체 등 관련 제조업에서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고, 작년부터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 섬유제품 제조업 그리고 의복·모피제품 제조 등은 5월과 유사한 감소폭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자동차 제조업과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업의 경우, 대기업보다 300인 미만 중소업체의 타격이 더욱 심각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5월 자동차 제조업 종사자 수는 300인 미만에서 5426명(전년동월대비 -2.4%) 감소한 반면 300인 이상에서는 1301명(-1.0%) 감소로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고무 및 플라스틱 제조업도 지난 5월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8903명(전년동월대비 -3.6%) 감소,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631명(-2.1%) 감소하며 중소기업에 피해가 집중됐다.

올 2분기 자동차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40.6%(관세청 집계) 급감하면서, 중소 부품업체와 유관 산업체들이 대거 해고 또는 휴업·휴직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교과서를 들고 등교 중인 고3 학생. 2020.5.20/뉴스1

 

 

온라인 강의 확산 여파로 인쇄업, 종이제품 제조업도 고용이 줄어든 양상이다.

지난 6월 인쇄 및 기록매체 복제업 종사자는 전년동월대비 3000명 감소했으며, 펄프·종이 및 종이제품 제조업도 1000명 감소하는 등 집계 이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업종별 고용부진은 기업 실적과 밀접하게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의 기업경기실사지수(BSI)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산업 가운데 가장 부진한 실적을 거둔 업종은 섬유·의복 및 가죽 신발업(50.0), 펄프 종이 및 가구(54.5), 1차 금속 및 금속 가공(68.0), 자동차·트레일러 및 기타운송장비(73.0), 고무·플라스틱 및 비금속 광물(73.7) 등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위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고용을 감축하는 게 아니라, 실적 악화에 눈물을 머금고 부득이하게 종사자들을 해고 또는 휴직시키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행업·관광업 등 서비스업이 아닌 제조업에서도 특별고용지원업종을 추가 지정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아직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는 입장이다. 권기섭 실장은 "제조업종에 대해 현재 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 지정은 아직 검토를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별고용지원업종 추가 지정은 (업계 내부) 상황과 여러 재원 상황을 같이 봐야 하기 때문에 현재 계속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