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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집단휴진' 꺼내들었지만…코로나에 강경 대응 어려운 정부
의료계 '집단휴진' 꺼내들었지만…코로나에 강경 대응 어려운 정부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8.05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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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지난 1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4대악 의료정책 철폐 촉구 및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2020.8.1/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의료계가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에 반대하며 집단 휴진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정부의 대응은 일단 '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보다 강경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의료계의 반발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오는 14일 집단휴진을 예고하고, 수련의로 구성되어 있는 대한전공의협회도 7일 하루 집단휴진을 예고한 것과 관련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일단 대화에 중심을 두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복지부 대변인)은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오늘 내일 중으로 주요 간부들과 만나 대화하고 대안을 도출할 수 있는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필수 의료시설 휴진은 '너무해'…경실련 "정부, 진료명령 발령해야"

사실 복지부 내에서도 의료계를 향한 불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의료서비스의 지역 불균형 문제를 위해 의대 정원 확대 주장이 제기된 것이 하루 이틀 된 것도 아니었고, 의료계가 집단 휴진을 들고 나온다고 해서 큰 피해를 입는 것은 결국 환자들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오는 7일 집단휴진 예고에 기존에는 빠졌던 필수의료시설(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분만실)까지 집어넣은 것은 '너무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손 전략기획반장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문제, 환자 진료 거부 등에 대해 정부 의사를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고 있으며, (7일 집단휴진 때) 필수진료를 포함하는 것은 최대한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 바깥 시민단체에서도 강경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4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메르스 사태부터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국민은 부실한 공공의료의 민낯과 마주했다"며 "정부는 의료법에 근거 진료명령을 즉각 발령하고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은경 경실련 정책국장은 "코로나19 상황만 보더라도 대구·경북에서는 의료기관이 부족해 진료받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당장의 의료 불균형 문제가 나타나고 있는데, 이번에 과감하게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코로나19 전면 의료진 달래며 갈 수밖에…방역당국 "휴진 없을 것이라 희망"

그럼에도 복지부는 전면에 이렇다 할 강경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 전면에 선 의료진의 불만이 커지는 것은 우려가 크다. 달래면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 2000년 의약분업·2014년 원격진료 관련 의료계의 집단 휴진을 두고 법정 공방까지 오갔던 것과 비교하면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의협 등 의료계에서도 이같은 상황을 오히려 정부 비판의 칼로 삼고 있는 모습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의료기관의 역할이야말로 결정적이고 매우 중요하다"며 "코로나19 환자 관리, 진료, 목숨을 지키는 최종의 보루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가지로 헌진해주신 의료진들이 그럴 일(집단휴진)이 없을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