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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박대전 사활 걸었는데"…코로나19 집단감염에 여행업계 '울상'
"숙박대전 사활 걸었는데"…코로나19 집단감염에 여행업계 '울상'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8.20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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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허탈한 심정이죠. 첫날까지만 해도 희망이 있었는데…."

국내 여행·숙박업계가 또 다시 '코로나 빙하기'에 직면했다. 정부가 지난 14일 황금연휴를 맞아 '대한민국 숙박대전'을 열고 대대적인 여행 장려 정책을 펼쳤지만, 거짓말처럼 이튿날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터졌다.

급기야 정부가 엿새 만에 숙박대전 정책을 중단하면서 반짝 살아났던 소비 심리가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속이 타들어 가는 심정"이라며 "어디 말도 못 하고 삭히고 있다"고 토로했다.

◇숙박대전, 첫날부터 '대박' 쳤지만…코로나19 재확산에 돌연 중단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날 오전 7시를 기점으로 '숙박대전 할인권' 발급을 전면 중단한다. 코로나19 집단감염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발령된 점을 고려한 조치다.

앞서 정부는 지난 14일 오후 10시부터 '대한민국 숙박대전'을 열고 국내 호텔·콘도·펜션 숙박비 할인권 100만장을 시중에 풀었다.

대한민국 숙박대전은 코로나19 여파로 극심한 침체를 맞은 국내 여행업계를 위해 정부가 마련한 '대국민 소비촉진 캠페인' 중 하나다. 9~10월 국내 호텔·콘도·펜션에 투숙하는 여행객은 3만원 또는 4만원의 '정부 할인 쿠폰'을 받을 수 있었다.

파격적인 혜택 덕에 숙박대전은 시작과 동시에 '대박'을 터뜨렸다. 인터파크는 14일 하루에만 10만장의 숙박권을 판매했다. 11번가도 14~15일 숙박·여행 상품 매출이 전주 동요일 대비 무려 315% 폭증하며 주저앉았던 매출이 급격하게 반등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숙박대전 첫날에는 행사가 시작하자마자 일시적으로 홈페이지 트래픽이 급증하는 등 높은 관심이 쏠렸다"며 "포털 인기 검색어도 모두 숙박 관련 키워드가 걸리며 업계가 희망감에 부풀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국내 숙박권 매출 나흘 만에 90% 급감…업계 "참담한 심정"

정부도 이번 숙박 할인권 사업으로 총 1697억원의 소비지출 효과와 1500억원의 부가가치가 유발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장밋빛 전망'은 채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고 산산조각 났다.

당장 이튿날(15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가 재확산하더니 결국 정부는 16일 오전 0시를 기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했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매출 급락'으로 이어졌다. 행사 첫날 1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던 인터파크는 하루 만에 숙박 매출이 3분의 1토막 났다. 18일에는 숙박권 판매량이 1만장에 그쳐 나흘 만에 매출 신장률이 90% 쪼그라들었다.

11번가도 14~15일 여행·숙박 카테고리 매출이 전주 동요일 대비 315% 급증했지만, 16~17일 매출은 전주보다 41% 오르는 데 그쳤다. 전체 매출은 전주 대비 28% 증가했지만, 애초 숙박대전 행사로 기대했던 효과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결국 정부가 20일부터 숙박대전 캠페인을 잠정 중단하기로 하면서 여행·숙박업계의 부푼 희망감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매출 반등은커녕 대규모 환불 요청을 감당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허탈하다 못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문체부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에 따라 향후 사업을 재추진할 예정이지만, 구체적인 재개 일정은 안갯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여행사들이 이번 숙박대전에 사활을 걸고 어려운 사정에도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자한 것으로 안다"면서 "말 그대로 엎친 데 덮친 격"이라고 고개를 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