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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선 수요마저"…LCC, 코로나에 항공권 취소 급증 '망연자실'
"국내선 수요마저"…LCC, 코로나에 항공권 취소 급증 '망연자실'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8.27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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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서울, 티웨이항공, 진에어, 부산에어 항공기(각사 제공)© 뉴스1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적자 늪에 빠진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가 망연자실하고 있다. 그간 회복하는 국내선 수요에 맞춰 노선을 확대하며 버텨왔지만, 감염병 2차 유행에 항공권 취소율이 급증하고 있어서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으로 국내 여행을 완전히 포기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9월 이후 운영이 더 걱정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형항공사와 체급이 다른 LCC로서는 화물수요 확보 등을 통한 활로 찾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27일 LCC 업계에 따르면 광복절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항공권 예매 취소 문의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업체들이 정확한 예매 취소율을 공개하진 않았으나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취소 건수가 급격히 늘어난 건 사실이라는 게 LCC 관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려하던 제2 유행이 현실화되고 말았다"면서 "예매한 비행티켓을 취소할테니 환불해달라는 문의가 증가하고 신규 예매율은 저조해 여려모로 상황이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항공권 취소·환불 문의는 지난 23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이후 급증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9월 예약률은 20%~30% 정도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선의 경우 예매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도 낮은 수치다.

이 관계자는 "당장 지금보다 9월 추석 전후가 걱정"이라며 "명절 연휴를 전후로 가을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현재 상황에선 수요가 있으면 다행이다. 코로나19가 하루라도 빨리 진정되길 바랄 뿐"이라고 토로했다.

LCC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휴가시즌이란 의미가 옅어진 만큼 장마가 끝난 8월 중순부터 9월말 추석까지 이어지는 준성수기에 기대를 걸어왔다. 국제선 하늘길이 막힌 반사효과로 국내여행이 활성화되면서 하반기 뒷심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다.

휴가철 성수기에 해당하는 이달 초중 순에는 장맛비가 기승을 부렸음에도 탑승률이 80%~95%에 육박하며 이 같은 기대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급속도로 재확산하면서 국내선 수요 정상화 기대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여기에 초속 60m에 달하는 기록적인 강풍을 동반한 태풍 바비가 제주에 최근접한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항공사들은 제2의 대규모 발병 사태가 더욱 극심해져 3단계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이어질까 잔뜩 긴장하는 모습이다.

정부는 연일 300명대 국내 지역발생 실규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이번 주 내 확산 추세가 진정되지 않을 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도 검토하고 있다.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가 무산된 가운데 24일 인천국제공항 계류장에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항공기가 멈춰 서 있다. 2020.7.24/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에도 심화하면서 향후 실업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사별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직원들은 순환 무급휴직, 급여 삭감 등을 겪고 있다.

국제선 운항이 사실상 막힌 상황에서 고정비 절감으로 유동성 극복에 나섰지만, LCC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반년 사이 절반 이상 줄었다. 이대로라면 내년부터는 버티지 못하는 항공사가 나올 것이란 우려다.

개별 업체별로 티웨이항공의 유동성 위기가 심각하다. 최근 5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조달에 나섰지만 최대주주의 청약률 저조로 무산되며 유동성 위기가 심화됐다.

총 청약률은 52.09%였지만 이중 최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지분율 58.32%)의 청약 참여율은 25.61%에 그쳤다.

파산 위기에 놓인 이스타항공은 9월에 전체 직원의 절반가량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정리해고 대상은 전체 직원 1300여 명 중 절반 이상인 7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은 오는 10월 1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지만 채무상환이 쉽지 않다. 상반기말 기준 현금성자산은 152억원으로 지난해 말(462억원) 대비 67%가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항공사는 코로나19에 늘어난 화물수요와 화물운임 급등으로 선방할 수 있었지만, LCC들은 구조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는 것부터 한계가 있다"며 "국내선의 운항 회전율을 높이는 것 말곤 이 상황을 타개할 만 한 뾰족한 수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