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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길 걸릴라 '집콕 추석'…안부 '전화'로 선물 '택배'로
귀성길 걸릴라 '집콕 추석'…안부 '전화'로 선물 '택배'로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9.0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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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명절 기간 이동제한 조치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4만명의 동의를 받았다. © 뉴스1

매년 추석마다 서른 명이 넘는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였던 염상철씨(53·가명) 가족은 올 추석만큼은 각자 보내기로 했다. 자가격리 중인 가족이 있는 데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서른명이 넘는 인원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합의를 봤다.

염씨는 "벌초도 주변 이웃분들에게 맡기기로 했다"며 "친척들끼리 모인 단체카톡방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올추석 풍경은 예년과 확연히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명절을 앞둔 시민들은 연휴기간 집에 머물며 전화로 안부를 묻고, 선물은 택배로 보내는 '비대면' 명절을 보낼 가능성이 크다.

매년 명절마다 경남 산청의 친가에 방문해왔다는 김혜원씨(26·가명)도 올해 추석은 서울 집에서 보내기로 마음을 굳혔다. 김씨는 "연휴기간에 밖에 나가지 않고 웬만하면 가족끼리 집에 있을 계획"이라며 "얼굴을 못 뵙는 친척들한테는 추석 당일 전화를 드릴 것 같다"고 말했다.

대면접촉을 줄이는 대신 택배로 선물을 보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 경기도 구리시의 한 맘카페 회원은 "우리 식구 빼고는 아무도 만나지 않겠다"며 "이번 추석 선물도 마스크를 택배로 보내겠다"는 의견을 남겼다.

친척들이 모여 벌초를 하는 집안행사는 바뀌지 않아 걱정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문중대표' 역할을 하고 있어 명절마다 집에 친척이 찾아온다는 이모씨(32)는 "올해 추석에는 집에 아무도 오지 않는다"면서도 "벌초는 계획대로 진행할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남자 어른들 20명이 아침부터 오후까지 한자리에 모여 밥도 먹고 할 텐데 너무 걱정"이라며 "아버지가 항상 집안 일을 맡아 했기 때문에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하신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코로나로 인해 명절 활동을 자제하고 싶어도 주위 어른들이 제사를 지내야 한다며 명절모임 참석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다"며 "추석 명절 기간 록다운(도시 봉쇄)과 장거리 이동제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색 청원글이 올라왔다.

"추석명절 동안 가족, 친지 간의 만남과 장거리 이동을 자제하고, 제사를 연기하도록 정부에서 강력한 권고를 내려달라"는 청원인의 주장에 현재까지 4만명이 넘게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