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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중전선에 中 반발, 韓 원칙외교…내일부터 아세안 연쇄회의
美 반중전선에 中 반발, 韓 원칙외교…내일부터 아세안 연쇄회의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09.08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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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 News1 정진욱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부터 잇따라 열리는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화상회의에 참석한다. 강 장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협력과 경제회복, 지역정세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 중국 등이 참여하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은 미중 갈등의 새로운 전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남중국해에서 양국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중의 '편가르기' 시도도 노골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이번 아세안 관련 회의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우선순위를 다루고, 주권과 다원주의에 입각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이 지역을 지원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의 세부내용을 공유할 것"이라며 대중 압박 의도를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같은날 브리핑에서 남중국해와 홍콩 문제를 아세안 회의에서 다룰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뤄자오후이(羅照輝)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2일 한 세미나에서 "미국이 남중국해에서 도발을 지속하면서 지역 국가들에 미국과 중국 가운데 한쪽을 택하라고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이익과 글로벌 야심에만 부합하며 지역 국가들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 줄을 서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미중 간 대립이 계속되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온 우리 정부도 선택을 요구받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최근 '쿼드(QUAD)'로 불리는 인도와 일본, 호주와의 인도태평양 방위 관계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유사한 것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면서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까지 포함한 '쿼드 플러스'(Quad plus)도 언급했다.

우리 정부는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원론적 입장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남중국해 문제는 10여년 전부터 미중이 같이 참여하는 회의에서 많이 언급이 됐고, 올해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아세안 10개국이 다 같이 참여하고 있고, EAS·ARF 등 회의체별로 미중만 참여하거나 미중이 회의를 지배하는 구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기존 입장대로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와 평화를 강조하는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외교부는 "남중국해에서의 평화와 안정, 항행 및 상공비행의 자유가 보장돼야하고, 동 수역에서 긴장이 고조되거나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를 희망하며 대화를 통한 분쟁의 평화적 해결을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아세안 외교장관들이 지난달 성명을 통해 평화안정을 해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고 호혜적 협력을 통해 상호 신뢰를 구축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이번 회의에서 특정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할 것 같지는 않다는 것이 정부의 관측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9일 한-아세안, 아세안+3(한중일), EAS에, 오는 12일 ARF에 참석한다. 당초 올해 의장국인 베트남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화상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