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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류탄 머리 위에 놓고 잘 수 있나"…독감백신 폐기 요구에 정은경 "이상없다"
"수류탄 머리 위에 놓고 잘 수 있나"…독감백신 폐기 요구에 정은경 "이상없다"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0.08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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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 맨 오른쪽)과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사진 맨 왼쪽)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일정 시간 동안 적정 온도를 벗어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전량 폐기하는 문제를 놓고 여당과 야당 의원들이 온도차를 보였다.

야당 의원은 전량 폐기할 것을 요구한 반면 여당 의원들은 국민 우려를 불식시킬 방안을 찾으라며 예방접종을 예정대로 진행하는 데 무게를 실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 청장은 "품질에 이상이 없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문제의 독감백신 폐기를 요구한 것은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이다. 강기윤 의원은 이날 복지위의 보건복지부 및 질병관리청 국감에서 "상온에 노출된 독감백신 48만개만 폐기할 게 아니라 전면 폐기가 이뤄져야 한다"며 "복지부 장관은 안전하다고 하지만 국민은 안심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수류탄은 안전핀을 뽑지 않으면 안전하지만 머리 위에 두고 잘 수 있느냐"며 "안전한 것보다 국민이 안심하는 게 필요하며, 432억원 정도면 독감백신 500만개를 새롭게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기윤 의원은 이날 오전 국감에서도 백신 품질에 문제가 없다면 복지부 장관과 질병청장부터 접종해야 하며, 자신도 맞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강기윤 의원의 거듭된 폐기 요구에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국민에게 다시 한번 우려와 불안을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도 "질병청이 최선을 다해 품질 검사를 진행했고 안정성과 유효성은 정말로 괜찮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 우려를 어떻게 잠재울까 고민스럽다"며 "복지부 장관부터 먼저 해당 백신을 접종하라는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국감에서 여당 의원들은 상온에 노출된 독감백신에 대한 국민 우려가 크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폐기보다는 국민 불안을 잠재울 방안을 마련할 것을 방역당국에 주문했다. 해당 백신을 폐기하기보다는 접종하자는데 무게가 실린 발언이다. 이는 독감백신을 지금부터 생산하더라도 수개월이 걸리는 상황을 고려한 발언이지만, 국민 여론이 어디로 흐를지 장담하기 어렵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질의에서 "독감백신을 전량 폐기하자는 주장이 국감에서 나왔으며, 국민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전량 폐기에 대해 어떤 입장이 있느냐"고 물었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식약처와 질병청 검사에서 품질에는 영향이 없었다"고 답했다.

그러자 신현형 의원은 "의학적 기준을 무시한 채 과도한 불안감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며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며, 국민이 불안하지 않게 잘 대처해달라"고 주문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오후 질의에서 "국감에서 독감백신의 안전성 시비는 더는 제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전문가 조사 결과를 믿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가혹한 조건에서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는데도 이를 믿지 못한다고 흔들어버리면 국민이 어떻게 백신을 접종하느냐"며 "여야가 한목소리로 국민을 설득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야 의원 질의에 대해 정은경 질병청장은 "백신 조달계약 과정에 대해 조달청과 함께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며 "유통 과정에 대해 체계적인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유통 과정에 미비점을 개선해야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안정성이 정리된 제품에 대해 더는 불안을 야기하지 않는 게 사회적 지도자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