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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에 한발 물러난 홍남기…'대주주 3억원'까지 굽힐까
동학개미에 한발 물러난 홍남기…'대주주 3억원'까지 굽힐까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0.08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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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7/뉴스1

"대주주 과세기준이 되는 세대합산을 '인별'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홍남기 경제부총리, 7일 국정감사에서)

분노한 동학개미(개인 투자자)에게 뭇매를 맞고 있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침내 한 발 물러났다.

최근 논란인 주식 양도소득세 관련 대주주의 주식 요건을 직계존비속과 배우자를 망라한 세대별 합산이 아닌 개인별 주식을 기준으로 계산하는 방법을 살펴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주주 요건이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대폭 낮아지는 것이 분노의 본질이어서, 전문가들은 이것만으로 개미들의 불만을 없애기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의 지적도 있고, 전문가 의견도 제기돼 대주주 양도소득세 과세 기준이 되는 세대합산을 인별기준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기준을 내년 4월부터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하기로 한 데에 대해서는 '수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홍 부총리는 "(대주주 요건 확대는) 증세 취지보다도 자산소득과 근로소득 간 과세형평차원에서 2년 전부터 방침을 정해온 것"이라면서 "정책 일관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해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될 경우, 올 연말 기준 특정 종목을 3억원 이상 보유한 주주는 세법상 대주주로 분류돼 내년 4월부터 주식 양도차익의 22∼33%(기본 공제액 제외, 지방세 포함)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처럼 홍 부총리가 대주주 요건 확대에 확고한 것은 이것이 지난 2017년 조세정책으로 발표된 내용인 데다 법 개정 당시 이미 단계별 시간표가 예고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대별 합산 방식에 대해서는 그조차도 개선의 여지를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당초 정부 계획대로 세대별 합산 방식을 적용할 경우, 개미들은 주식 보유액을 계산할 때 본인은 물론 사실혼 관계를 포함한 배우자와 부모·조부모·외조부모·자녀·손자 등 직계존비속이 가진 주식까지 모두 합산해 계산해야 한다.

이에 개미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주식 보유액의 세대별 합산 방식이 마치 '연좌제'와 같다는 비유까지 나오고 있다.

이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방침과 관련해 홍 부총리의 해임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별합산 검토가 긍정적인 조치이긴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개미들의 분노를 잠재우긴 역부족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별합산 전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결국 확대된 대주주 기준 금액인 3억원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핵심은 과연 주식 보유액이 3억원인 사람이 대주주가 맞냐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이 10억원인 상황에서 집 한 채를 팔아 주식을 사면 즉시 대주주가 돼 세금을 내야 한다. "오히려 인별합산 검토는 대주주 기준 확대 논란을 피해가기 위한 언급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 2023년부터 5000만원이 넘는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 부과가 전면 시행될 경우, 대주주 범위를 조정할 필요성이 줄어드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당장 3년 뒤부턴 필요성이 떨어지는 대주주 기준 확대를 굳이 급하게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23년 금융세제 개편안이 나왔으니 이에 맞춰서 (내년에도) 작년 방식 그대로 두면 된다. 지금처럼 (대주주 요건을) 주식 보유액 10억원에서 그냥 유예하고 2023년부터 적용하면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