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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무서운 전셋값"…'이사철' 전세난에 세입자 불안감 증폭
"코로나보다 무서운 전셋값"…'이사철' 전세난에 세입자 불안감 증폭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0.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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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News1 허경 기자

"아무리 맞벌이를 해도 월급은 크게 오르지 않는데, 전셋값은 너무 쉽게 억 단위로 오르네요. 정말 전셋값 너무합니다. 이젠 코로나19보다 전셋값이 더 무섭네요."(수도권 거주 A씨)

전셋값 상승세가 멈출 기미 없이 연일 고공행진을 지속하면서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중개업계와 부동산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서울, 수도권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전셋값 급등으로 인한 불안감과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간신히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게 돼 계약 연장이 가능해진 세입자들은 일단 한숨을 돌렸으나, 집주인의 실거주 주장 등으로 새로 전세를 알아봐야 하는 임차인들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로 인해 속이 타들어 간다.

마포구에서 전세 거주 중인 B씨는 내년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이 실거주를 주장하면서 새로운 전세를 찾다가 좌절하고 말았다. 자녀 학교 문제로 같은 지역 전세를 구해야 하는데, 지역 내 전셋값이 2년 새 2억원 가량 올라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한국감정원의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08% 올라, 67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1년이 넘는 기간 멈춤 없이 오르기만 한 것이다.

민간 조사기관인 부동산114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주 0.11% 올라 직전 조사(0.10%)보다 상승 폭이 더 커졌다. 매물 부족이 여전한 가운데 Δ강동(0.39%) Δ강북(0.23%) Δ관악(0.23%) Δ송파(0.21%) Δ노원(0.19%) Δ금천(0.18%) 등은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경기(0.17%)와 인천(0.13%)도 매물 부족 현상에 시달리면서 크게 올랐다.

현재 수도권 주택 시장은 입주 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각종 규제 여파로 전세 수요는 늘어나면서 전세난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8월부터 임대차법이 본격화 화면서 전세시장 불안은 한층 더 심화했다. 집주인들이 전세를 거둬들이거나, 실거주를 주장하면서 인기 지역 대단지의 경우 전세 물량이 '제로'(0)인 단지가 속출했고 전셋값은 더 올랐다.

 

 

 

 

 

서울시내 한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모습.© News1 유승관 기자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에서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주 192.0을 기록해 2013년 9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196.9)에 근접하고 있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이를 초과할수록 '공급 부족' 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지수 범위가 0~200인 것을 고려하면 최근 지수는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을 보여준다.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전세대출도 역대급으로 늘었다. 국내 5대 시중은행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전세대출 잔액은 99조1623억원으로 한 달 전에 비해 2조6911억원(2.8%)이 늘었다.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두 번째 증가 폭이다. 7~9월은 전통적인 비수기임에도 전셋값 상승으로 인해 대출금액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임대차보호법 발표 당시만 해도 조만간 대책 효과가 나타나 전셋값이 안정될 것이라 자신하던 정부는 전셋값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자 결국 현 상황을 인정하고, 또다시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혀 세입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온라인상에는 '대책 이전으로 돌려달라', '더 건드리지 말고 제발 시장에 맡겨달라' 등 정부 대책을 불신하는 비난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주 기재부 국정감사에서 "전세 계약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했던 과거에 비춰 (대책 이후) 2개월 정도면 임대차법 효과가 있지 않나 했는데 안정화되지 못해 안타깝다"며 "계속해 추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정부가 20여 차례 남발한 부동산 규제가 워낙 복잡하게 꼬여있어, 단기에 전세난을 해결할 방안을 내놓기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 상황에서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 단기적으로 내놓을 대책이 별로 없으며, 공급 확대를 통한 전세 안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임대료 보조를 위한 대출 확대 등을 검토해볼 수 있으나 임대료 상승 부작용이 있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임대차법 시행 영향으로 전세 부족이 심화한 상황에서 이사 철까지 본격화하면서 전월세 문제가 커지고 있다"며 "정부는 해결책을 찾겠다고 하지만 각종 규제가 워낙 복잡하게 얽혀 있어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