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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두기 완화, 경제에 '단비'?…"겨울 재가뭄에 대비할 때"
거리두기 완화, 경제에 '단비'?…"겨울 재가뭄에 대비할 때"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0.13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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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30/뉴스1

12일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우리 경제에 '단비'로 내릴까.

전문가들은 코로나 재확산에 매출이 급감한 숙박음식점·도소매 등 일부 서비스업 실적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라면서도, 정부와 민간 모두 경제활동 재개보다는 방역수칙 준수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거리두기 단계가 원래로 돌아간 이번 시기는 경제 상황에 대한 밝은 희망을 품을 때가 아니라, 다가올 겨울 동안의 코로나19 재확산 가능성에 먼저 대비할 때라는 조언이다.

이날 정부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날 오전 0시를 기점으로 한 단계 낮아졌다.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아진 것은 수도권의 경우 8월 중순 이래 54일 만, 비수도권은 50일 만이다.

거리두기 1단계는 그간 집합이 금지됐던 고위험 시설의 영업을 가능케 한다.

구체적으로 Δ클럽·룸살롱 등 유흥주점 Δ콜라텍 Δ단란주점 Δ감성주점 Δ헌팅포차 Δ노래연습장 Δ실내 스탠딩 공연장 Δ격렬한 GX류 실내집단운동 Δ뷔페 Δ대형학원(300인 이상) 등 10종의 운영이 가능하다.

다만 안정세가 더딘 수도권의 경우에는 거리두기 2단계 방역수칙 중 꼭 필요한 조치를 유지한다. 예컨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서는 핵심 방역수칙이 여전히 의무화되며, 음식점·카페 등 밀집우려가 큰 업소에 대해서도 매장 내 거리두기를 계속한다.

◇"대면서비스 나아질 것…경제전반 견인까진 무리"

그럼에도 거리두기 완화 자체가 가지는 뉘앙스, 또 한결 화창해진 날씨에 따라 서비스업 실적 자체는 개선세가 눈에 띌 전망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규제가 완화되는 업종들은 아무래도 매출이 늘어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보면 코로나 방역을 위한 규제를 완화할 때 이들의 매출은 늘어난다고 본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다른 여건까지 다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대면 소비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주춤했던 내수 회복이 예상된다.

당초 내수는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 격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지난 8월 광복절을 기점으로 불거진 코로나 재확산과 역대 최장 기간 장마, 태풍까지 겹치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이날 펴낸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소비를 나타내는 8월 소매판매액은 전년대비 0.3% 증가를 기록하며 전월 0.5%보다 증가폭이 둔화됐다.

그러나 거리두기 완화가 내수를 회복시켜, 경제 전반에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성 교수는 "상대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에 내수 타격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그 정도가 다른 나라만큼 심하지는 않았다"면서 "내수 회복이 현실화해도 경제가 아주 급격히 개선되긴 어렵다. 여전히 코로나 확산 상황에 따른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소비쿠폰 재현될라…'방역+경제' 지혜 필요"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완화가 확진자 증가로 이어지고, 이것이 또다시 내수 침체로 이어지는 '도돌이표' 상황을 우려했다.

김정식 교수는 "방역 규제를 완화하면서 다시 코로나 환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며 "만일 환자 수가 늘어나지 않고, 지금 상태를 유지한다면 내수가 회복되며 전체 경제도 나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코로나 규제가 완화돼 코로나가 다시 확산한다면 다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또는 규제를 강화하지 않더라도 국민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내수가 위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단기적으로 보면 규제 완화 시 내수가 늘어날 것처럼 보이지만, 코로나 확산이 더 장기화되면 내수 침체도 더 장기화되는 사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칫 거리두기 완화가 올 여름 논란된 '소비쿠폰' 등 경제 활성화 대책처럼 여겨져선 안 된다는 조언도 나왔다.

실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날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 맞게 기존 경제 정책들을 조정하고 새로운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8대 소비쿠폰 재개 등 소비·내수가 경기반등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도록 대응책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쿠폰 재개 등 경기 활성화 대책은 현 상황에 알맞은 대책이 아닌 것 같다"며 "지금은 언제든 재확산 올 수 있는 상황이다. 해외 확산세가 심상찮은 만큼, 우리라도 거리두기 1단계 속에서도 방역을 우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이 경제의 원흉이기에 그것을 컨트롤 하지 않으면 반복적인 내수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정부는 추후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반복적인 실패가 없도록 신중히 대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교수는 "거리두기 완화 자체는 일단 다행이지만, 경제적으로도 치명성이 남아 있는 전염병은 (소비 활성화보다) 확산 통제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1단계에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경제활동을 하는 지혜를 주문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석과 한글날 이후 잠복기인 2주가 지나지 않은데다가 경로 불분명 확진자도 많은 상황"이라며 "(거리두기 완화에도) 고위험시설은 최대한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 노래방 기기를 집에 두거나 캠핑카를 사는 등 감염 우려를 줄이면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코로나19 시대에 발맞춰 적응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