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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상징' 감사 발표만 남았다…어떤 결과든 정치권 '격랑'
'탈원전 상징' 감사 발표만 남았다…어떤 결과든 정치권 '격랑'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0.1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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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형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15/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감사원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월성 원자력 발전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이르면 오는 19일 공개하기로 하면서 정치권 공방이 예상된다.

감사원 감사가 어느 쪽으로 결론이 나든 여야가 각자의 기존 입장을 바꿀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갈등의 종결이 아니라 또다른 갈등의 시작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이 담긴 '탈원전' 에너지 전환 정책을 옹호하면서 감사과정의 문제점을 지속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야당은 월성 1호기의 경제성이 저평가 됐으며 '정치적 폐쇄 결정'이라는 주장을 펴며 대여 공세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전날(15일) 국회에서 열린 감사원 국정감사에서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타당성 감사 결과 발표를 두고 "이르면 월요일(19일), 늦어도 화요일(20일)까지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현재 쟁점 사항은 합의했다"면서 "감사위원들의 의견을 담아 최종 처리안을 작성하고 있다. 판결로 치면 재판관들이 합의 후 원본 작성을 하는 단계"라며 감사 결과 발표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 '조기폐쇄 문제 있다' 결정 땐 文정부 타격…與, 최재형 선입관 공격 예상

월성 1호기 폐쇄가 적절했는가를 따지는 감사원 감사는 이미 법정 감사 시한을 8개월 넘긴 상황이다.

최근엔 지난 7일, 8일, 12, 13일 나흘간 회의를 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통상 하루에 결론을 도출하는 심의 과정이 수일간 이어졌고 게다가 감사원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여야 등 정치권에서는 감사결과에 대한 논란이 지속돼 왔다.

특히 최재형 감사원장과 친여(親與) 성향의 감사위원들과의 의견 충돌이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면서 감사 독립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실제 감사위원 중에는 2017년 대선 문재인 캠프 출신,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 총리실 출신 등 현 정부와 관련된 이력을 가진 인사들이 있다.

만약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 '원전 조기폐쇄 결정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결과가 나오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탈원전 정책이 타격을 입는 것은 물론 정치권에 큰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특혜 의혹, 라임·옵티머스 정관계 로비 의혹에 이어 여당으로서는 또하나의 대형 악재다.

여권에선 감사결과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염두에 두면서 최 원장이 월성 1호기 폐쇄에 문제가 있다는 선입관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고 공격해 왔다.

반대로 월성 1호기 조기 폐쇄가 타당했다는 결과가 나오면 감사원의 독립성이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전날 감사원 국감에서 질의에 나선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월성 1호기 감사 과정에서 관계 공무원의 인권침해와 적법절차의 문제가 외부에서 논란이 됐다"며 "감사원장이 제청해야 하는 감사위원 1명이 여전히 공석인데 유감"이라고 최 원장을 압박했다.

같은 당 김남국 의원도 "공무원들은 (감사원의) 정책감사를 도깨비방망이라고 한다"며 "한계도 없이 무한정 불러서 다그치는 등 결론을 내놓고 하는 감사라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폐쇄 타당' 결론이면 감사원 독립성 도마…野도 이의제기 가능성

그간 국회 상임위 전체회의에서도 민주당은 감사원의 월성1호기에 대한 감사 의도가 불순하다는 등의 지적을 통해 감사원을 직접 압박하기도 했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장섭 민주당 의원이 지난 28일 국회에서 "감사원이 마치 탈원전 정책 반대라는 입장에서 출발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근본적으로 감사의 의도가 불순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난 7월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최 원장을 향해 "원장이 원전 마피아 입장을 반영하는 것 아니냐"고 쏘아붙이기도 했었다.

야당에서도 '원전 조기폐쇄 결정이 타당하다'는 결과가 나오면 감사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정치적 파장이 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감사 과정에서의 외압 의혹을 부각하며 일부 감사위원의 친여 성향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원회 소속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국정감사에서 "월성1호기 조기폐쇄는 정부가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한국수력원자력과 '짬짜미'를 하면서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