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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맞고 숨진 남고생 부검…독감 백신 신뢰 '흔들흔들'
백신 맞고 숨진 남고생 부검…독감 백신 신뢰 '흔들흔들'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0.20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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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70세 이상 어르신이 19일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서울서부지부에서 무료 독감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의 이상반응 신고 사례 중 사망자가 발생했다. 문제는 해당 사망자가 기저질환이 없는 17세 남자 고등학생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 사망자의 원인이 백신의 부작용 때문으로 밝혀진다면 정부의 독감 백신 접종 사업 자체가 다시 한번 전면 중단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가뜩이나 상온노출·백색입자 논란이 커진 상황이라, 이번 사망 사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독감 백신에 의한 사망 사례가 흔한 사례가 아니고, 이번 사례 역시 독감 백신 접종 후 이틀이 지난 후 사망한 경우여서 당국은 인과관계를 더 조사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온노출 접종자 늘어나고 백색입자 발생…이번엔 사망사례까지

1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백신 접종 후 보고된 이상반응은 총 353건이다. 이중 17세 남고생이 사망한 사례가 1건 포함돼 있다. 이 학생은 인천 지역 민간 의료기관에서 지난 14일 무료 접종을 받았고, 이틀 후인 16일 오전 사망했다. 현재 사망 원인은 현재 진행중인 부검을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이번 사망 신고 사례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최근 독감 백신과 관련 상온노출, 백색입자 등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당국은 최근 백신 문제가 터질 때마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거듭 밝혔지만, 연이어 문제가 발생하면서 당국에 대한 신뢰마저 흔들리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독감 백신의 상온노출 사태 당시 당국은 해당 물량의 접종자가 없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후 조사를 통해 접종자는 보름새 3045명의 접종자가 발생했다.

당국은 상온노출 문제가 됐던 539만도스에 대해 안전성 및 품질검사를 실시했고, 안전성은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일부 효능 저하가 우려되는 48만 도스 백신에 대해서만 수거를 실시했다.

그러나 일부 백신에서 '백색입자'가 발생하는 논란이 다시 불거졌다.

당국은 이 당시에도 백색입자가 외부 오염이 아니라 내부 물질의 응집 단백질이라는 점 등을 들어 안전성 우려가 없다고 밝혔다. 국민 안심 차원에서 해당 백신 물량 61만5000도스를 회수 조치했다.

여기에 또 17세 고등학생 사망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문제가 됐던 독감 백신이 정말 안전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만약 특별한 기저질환이 없던 남학생이 사망할 정도의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면 올해 독감 백신 접종은 올스톱될 가능성이 있다.

◇쇼크·마비 증상 없어 부작용 판단 아직…"부검 해봐야"

당국과 전문가들은 해당 학생의 사망원인을 독감 백신의 부작용 때문이라고 판단하긴 아직 이르다고 보고 있다.

독감 백신의 주요 부작용은 계란 알레르기에 의한 '아나필락시스(Anaphylactic shock)'와 알레르기성 신경병증인 길랭 바레(Guillain-Barré) 증후군 등이 있다.

아나필락시스 쇼크는 알레르기 과민 반응 증상으로, 독감 백신 생산 시 쓰이는 계란 단백질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경우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백신의 정제 기술이 좋아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알레르기성 신경병증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백신을 통해 생성되는 항체가 중추 신경계에 염증반응을 일으켜 발생한다. 대표 질환인 길랭 바레 증후군은 감염 후 10~14일 정도 후 다리부터 마비 증상이 발생한다.

건강한 상태라면 길랭 바레 증후군이 걸리더라도 수개월이 지나면 자연 회복 된다. 다만 노년층의 경우는 사망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2009년 10월 국내 독감 백신을 접종 받았던 만 65세 여성이 밀러 피셔 증후군(길랭바레 증후군의 아형)으로 흡인성 폐렴이 발생, 사망한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마비증상 등이 한참 후에, 전조 증상처럼 나타나 이를 통한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상온노출·백색입자 등의 사태를 겪었고, 이를 통한 백신 단백질의 변성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단정적으로 말할 수가 없다. 독감 백신의 단백질 변성이나 오염 등 그런 우려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며 "17세 젊은 학생이면 아주 건강한 아이일텐데,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사망 신고 사례는 아직 '예방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이라는 인과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동일 백신을 접종한 분들에게는 이상 여부를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직까지는 이상 소견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