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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또 걱정…이번에 터지면 끝나요"…이태원, 핼로윈 우려·기대 교차
"걱정, 또 걱정…이번에 터지면 끝나요"…이태원, 핼로윈 우려·기대 교차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0.28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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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데이를 나흘 앞둔 27일 밤 이태원 상가 입구에 호박등이 켜져 있다. 2020.10.27 © 뉴스1 서혜림 기자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방역당국과 인근 상인들이 한바탕 홍역을 치른 가운데 이번 주말인 31일 이태원에서 가장 큰 연례행사인 '핼러윈데이'가 예정돼 있다.

핼러윈데이를 4일 앞둔 27일 밤 이태원 라운지바와 클럽을 가보니 상인들은 '많이 와도 걱정, 안 와도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밤 7시 이태원 일대에는 5월 클럽발 집단감염 당시보다 사람들이 많지는 않아 보였다.

◇핼러윈 풍선으로 가게 단장 하지만 썰렁…"착찹하죠"

거리에는 회식을 하려는 직장인들과 젊은이들이 더러 보였지만 손님이 아예 없는 라운지바도 있다. 식당 안에는 2~3테이블 정도만 손님이 들어 자연스럽게 거리두기 식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핼러윈데이는 이태원에서 '지구촌축제'와 더불어 양대 대목으로 꼽힌다. 지구촌축제는 코로나19 우려로 취소된 바 있다. 지난 5월 이후 매출이 90%이상 급감했던 업주들은 핼러윈에 사람들이 많이 몰려와 또 감염폭발이 일어나지는 않을지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2번째 집단감염이 이태원에서 일어나면 이제는 '끝장'이라고 우려했다.

해밀턴호텔 뒤편 라운지바마다 직원들이 핼러윈을 앞두고 호박과 해골모양의 풍선, 플래카드를 가게에 설치하고 있었다. 가게 문 앞에는 큰 글자로 쓰인 '방역수칙'과 관련된 지자체의 안내문구가 붙어있었다. 점원들은 주황색 호박풍선을 곳곳에 달고는 있었지만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호박풍선을 달고 있던 라운지바 매니저는 "착잡하죠. 인원제한이 있어서 저희 가게는 104명까지 받을 수 있어요. 많을 때요? 1000명도 넘었죠. 제일 큰 행사가 열리는데 매출도 안 나올 것은 뭐 당연하고요"라고 힘겹게 말했다.

 

 

 

 

 

이태원의 가장 큰 축제의 하나인 31일 핼로윈을 4일 앞둔 27일 밤 거리가 썰렁하다. 2020.10.27 © 뉴스1 서혜림 기자

 

 

그는 "저희들이 가게를 열고 방역수칙에 맞게 거리를 두면서 명부도 작성하고 관리를 할 건데 문제는 거리에 몰릴 사람들이에요. 거리방역도 가게방역만큼 신경 써야 할 것 같아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인근에서 규모가 크기로는 세 손가락 안에 드는 라운지바도 바깥에서 보기에 손님이 거의 없었다. 점원은 앞에서 발열체크를 위해 서 있었다. 주변 상인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냐고 묻자 그는 "5월 이후 사실 주말에 조금 회복한 것 같다고 해요. 그래도 뭐 90%정도 완전 수익이 급감해서요. 특히 사회적거리두기 2.5단계 하고나서 진짜 너무 힘들었다고 알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그는 "평일도 회복이 안되는데 진짜 만약에 여기서 한번 더 집단감염 일어나면 여긴 정말 망하는 거예요"라며 "주변 사업자들 거의 모두 월세를 못 내고 있는 지경인데 말이죠"라고 걱정했다.

 

 

 

 

 

 

 

이태원 거리 2020.10.27 © 뉴스1 서혜림 기자

 

 

◇5월 집단 감염 발생한 클럽 거리, 사람들 오긴 하지만 90% 줄어

이어 지난 5월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태원역 3번 출구 너머의 클럽 거리를 가보니 클럽 앞쪽 작은 빵집 등 점포들은 이미 '점포정리''사업상담'이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가게를 닫은 상태였다. 군데군데 상인들은 버티지 못하고 사라진 것으로 보였다.

인근 상인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5월 집단감염이 발생했던 대형 클럽들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로 조정된 후에 다시 문을 열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손님들이 몰리지도 않고 QR 코드를 깐깐하게 검사하고 거리두기를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원의 한 성소수자 주점 관계자는 "사장 입장에서는 핼러윈 때 사람이 많이 와도 걱정이고 없으면 없는대로 걱정이라서 손님을 좀 가려서 받으려고 한다"며 "과도하게 분장을 하고 마스크를 안 끼는 경우라면 못 들어오게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근 대형 클럽들도 1단계로 내려가고 금요일과 토요일 밤에 문을 열고 있지만 인원수 제한을 둬서 텅텅 비는 날이 많다"며 "출입명부 기록 때문에 줄을 서기는 하는데 막상 안으로 들어가면 휑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5월 이후 성소수자들이 코로나19 감염 온상인 것처럼 마녀사냥을 당해 괴로웠다면서 "집에서도 가족들이 많이 걱정했다"고 들려주었다.

아울러 유명한 클럽 중 하나는 "저희는 거리두기 4주와 집합금지 13주 동안 영업을 하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확산방지를 위해 지금까지 최대한 노력했고 앞으로도 노력하는 가게가 되겠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조금 불편한 부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바랍니다"라는 2미터가 더 되어 보이는 포스터를 붙여놓기도 했다. 옆에는 전자명부 기록 방법이 자세히 적혀있는 지자체 포스터가 출입문에 붙어 있었다.

이태원 곳곳에는 '힘내라 이태원''#클린 이태원'이라는 해시태그가 적힌 플래카드와 포스터가 붙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아직은 거리로 몰리지 않았다. 업소 주인들도 인원 제한 때문인지 큰 기대는 없어 보였다.

"사고만 안 났으면 좋겠어요. 저희 업소 입구에서 인원 제한하고 마스크 쓰게 다 지키고 있는데, 거참, 이태원이 사실 핼러윈 데이 때 사람들 코스튬 입고 컨셉 정해서 가게 꾸미고 엄청 재밌는 곳이었는데 이번에는 거의 망한거죠 뭐. 기본 장식만 하고 기본적인 손님만 기다릴 뿐이에요"

 

 

 

 

 

 

 

핼러윈데이를 4일 앞둔 이태원 거리 2020.10.27 © 뉴스1 서혜림 기자

 

 

◇핼러윈데이, 이태원 등 경찰과 서울시 합동으로 단속 예정

밤이 깊어 갔지만 여전히 이태원 상권은 크게 달아오르지 않는 모습이었다. 경찰과 서울시에서 관리하는 클럽과 감성포차의 경우 방역수칙을 확실히 관리해왔기 때문에 이전보다는 집단감염의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듯했다.

그러나 이태원을 포함해 곳곳에 있는 무허가 술집이나 10명 이하의 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집단감염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이번 주만 일단 무사히 넘기면 일단 이태원은 안심인 듯 보였다.

곳곳에서는 대형 클럽 위에 핼러윈을 맞아 큰 포스터를 붙여놓기도 했다. '핼러윈데이 파티''무료입장'이라고 큰 포스터를 건 클럽도 눈에 띄었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서울시와 합동으로 오는 30~31일 이태원을 포함해 홍대와 강남역 등 서울 도심 일대 클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방역수칙을 지키고 있는지 집중 단속에 나선다.

아울러 홍대·이태원·강남역 등지에 기동대를 투입해 주취범죄, 성추행 범죄가 발생할 경우에도 대비할 방침이다.

이날은 유흥업소들은 단위면적 4㎡당 1명을 제한해 손님을 받아야 하며 출입명단 기록과 업소소독,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