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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룰 강화시 최대주주 등 지분 93.6% 의결권 제한…시가총액 377조원"
"3%룰 강화시 최대주주 등 지분 93.6% 의결권 제한…시가총액 377조원"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1.02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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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총 제공© 뉴스1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상법개정안의 감사위원 분리선임제, 이른바 3%룰이 시행되면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상장회사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지분의 93.6%가 의결권 제한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한되는 의결권의 시가총액은 약 377조원에 달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은 1일 '감사위원 분리선임 및 3%룰 규제 강화가 미치는 영향과 문제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감사위원회를 설치하고 있는 전체 상장회사 500개사의 지분율 분석을 중심으로 개정안이 도입될 경우 기업에 미칠 영향력과 파급 효과를 분석했다.

현행 상법은 이사를 먼저 선임한 뒤 이 중 감사위원을 선출하도록 돼 있다. 반면, 개정된 상법에는 감사위원 최소 1인은 이사 중 선임하지 않고 다른 이사와 분리해 별도 안건으로 선임한다. 또 감사위원 선임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합산하여 총 3%로 제한된다. 경영계는 정부, 여당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3법(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중 3%룰을 가장 독소조항으로 꼽고 있다.

먼저 보고서는 감사위원회 설치 상장회사 전체를 대상으로 개정안 적용에 따른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변화를 살펴본 결과, 감사위원 분리선임 시 최대주주 등의 지분 평균 47.0% 가운데 3%만 행사 가능해 93.6%에 해당하는 44%의 의결권이 제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한되는 의결권의 시가총액은 약 377조원으로 규제 대상기업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 시가총액 416조원의 90.8%에 해당한다.

또 감사위원 선임 규제로 인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 제한 비중은 감사위원회 의무도입 기업(39.4%)보다 중견·중소규모 상장회사 등 자율도입 기업(45.5%)에서 더 크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자산 2조원 미만 상장회사는 회계 투명성 제고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감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였음에도 개정안 도입 시 직접적인 규제를 받는 결과 초래해 감사위원 선임 규제가 감사위원회 자율도입 인센티브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감사위원 선임 규제 대상기업의 51.8%가 '자산 1000억원 이상 5000억원 미만' 구간에 있는 중소·중견기업이며, 최대주주 등의 지분 중 의결권이 제한되는 지분율은 '5000억원 이상 자산 1조원 미만' 규모에서 가장 크게(49.1%) 나타났다.

아울러 보고서는 감사위원 선임 규제로 인한 부정적 파급 효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먼저, '감사위원 분리선임'과 '특수관계인에 대한 3%룰 강화'는 소액주주 권익 보호보다 외국계 투기자본 같은 기관투자자만을 위한 제도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요 기업에 감사위원을 추천하고 실제 선임되기 위해선 최소 수천억원에서 수조원의 자금이 필요한데, 이는 소액주주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또 개정안이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행사 시 보유 지분을 합산해 3%까지만 행사할 수 있도록 제한하는 것은 소위 '지분 쪼개기'로 복수 기관에 지분을 분산시킬 수 있는 외국계 펀드 등에게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경총은 감사위원 선임을 위한 최소 비용의 대폭 하락으로 투기 펀드나 경쟁 세력의 이사회 진입 시도가 현재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외국인 지분 보유 비율이 높은 대기업의 경우 개정안 시행으로 진입 비용이 크게 줄어 해외 펀드 등의 이사회 진입 시도가 증가하고 최대주주의 선임권은 무력화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은 회사의 이사인 감사위원을 뽑을 때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첫 단계부터 3%로 제한해 공격 세력이 확보해야 할 지분 규모를 대폭 축소시키고, 이는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이사회에 투기 세력의 진입 문턱이 낮아지는 등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개정안으로 인해 외국계 투기 펀드 등 적대 세력이 국내 기업 이사회에 진입할 경우,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할 뿐 아니라 이사의 높은 권한을 무기로 기술 유출, 단기적 배당 정책 추구 등의 부작용마저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총 관계자는 "감사위원 선임 규제는 소액주주 권익 보호가 아닌 외국계 등 펀드의 입김만 강화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중소·중견기업의 의결권까지 크게 제한한다"며 "과거 3%룰의 약점을 이용하여 외국계 펀드가 지분 쪼개기 등을 통해 국내 기업 이사회 진입을 시도한 사례를 감안해 국회에서 한번 더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