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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핵협상 '바텀업'으로…향방은 北도발 여부에 달렸다
북미 핵협상 '바텀업'으로…향방은 北도발 여부에 달렸다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1.09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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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7일(현지시간) 미국 제46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했다. 내년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과의 핵협상 접근법도 달라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은 북한의 도발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총 3차례나 갖는 등, '톱다운(Top-down, 상향식)' 방식의 외교를 통해 '빅 딜'에 나선 경험이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실무협상 중심의 '바텀업(Bottom-up)' 방식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동맹국들과 함께 북한 핵프로그램 및 적대행위에 따른 위협을 제한하고,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를 실무협상에서부터 재차 확인한 후 협상에 임하겠다는 '신중론'이 바탕에 깔려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전 마지막 TV토론에서 김 위원장을 '깡패'(thug)라고 지칭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정당화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핵무기 능력을 끌어내리겠다고 동의한다는 조건에서만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고 말하면서 북미정상회담에 핵능력 축소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제이크 설리반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 9월 "장기적으로 북한 비핵화가 목적이나 단기적으로는 북학의 핵 확산을 감소시키기 위해 외교적으로 노력해야한다"며 "동맹국들과 긴밀한 협의 하에 북한의 전반적인 핵능력을 억제시키는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우선 북미 모두 내년 1~2월까지는 내부 정비 기간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새로 구성되는 만큼 외교·안보 분야 참모 인선 및 대북정책 재검토 등에 시간이 필요하다. 북한 역시 새로운 행정부의 대북정책 구상을 관망하면서 내년 1월로 예정되어 있는 '제8차 당 대회' 준비에 당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바이든 행정부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향상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과시할 가능성도 나온다. 이 때문에 북미 관계의 가장 큰 변수는 북한의 도발 여부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이든 캠프는 북핵문제와 관련해 아직까지 스펙트럼이 넓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지난 5일 '미 대선 이후 한반도, 무엇을 준비할 것인가-제2회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전파포럼'에서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고 북핵 관련 실무회담이나 정상회담이 미뤄질 경우 정부 출범 초기나 내년 상반기 ICBM 발사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지난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대남 군사행위를 '보류'한다고 한 것은 추후 한반도 긴장 수위를 다시 한 번 올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북한이 남한에 대한 도발을 통해 미국에 압박을 가하는 선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정권 교체 기간 바이든 측 인사들과 접촉을 확대하면서 그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는 한편,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지 않도록 한반도 상황을 관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국 워싱턴D.C.로 출국했다. 강 장관은 9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갖는다. 강 장관은 이번 방미 계기에 바이든 측 인사와도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기 행정부 인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민주당 현직 의원이나, 싱크탱크 관계자가 주대상이다.

한편 이번 방미 일정에는 우리 정부 북핵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동행한다. 이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가질 계획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 외교통일위원회에서 "바이든 후보 당선이 확정되더라도 기본적으로 긴밀한 공조를 통해 비핵화와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등 평화적 해결에 대한 중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비핵화 협상이) 원점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