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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보장 '공공주택'·주거하향 '호텔방'…장단기 대책 평가 극명
30년보장 '공공주택'·주거하향 '호텔방'…장단기 대책 평가 극명
  • 이재인 기자
  • 승인 2020.11.20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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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도심의 아파트단지 위로 비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이날 정부는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속한 임대주택 공급 확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전세대책을 발표했다. 2020.11.19/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정부 전세대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아파트에 몰려 있는 전세 수요에 비해 다세대나 호텔, 상업용 시설 등 비아파트 위주의 공급으로 물량 채우기에 급급했다는 지적이다.

반면 질좋은 30년 공공주택은 청년이나 신혼부부의 주거불안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아파트 전세 수요 vs 호텔방 리모델링 공급 '엇박자' 우려

국토교통부는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11·19 전세대책)을 발표했다. 단기대책으론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에 11만4000가구(수도권 7만2000가구)의 전세형 주택을 공급한다. 당장 시급한 전세수요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총 공급 물량의 40% 이상에 해당하는 4만9000가구(수도권 2만4500가구)를 집중 공급한다.

11만4000가구의 '공공전세'안은 사실상 '영끌'(영혼을 끌어모으다)이라 불릴 정도로 정부의 공공여력을 모두 모았다. 여기엔 빈 상가와 관광호텔 등 공실을 주택으로 개조해 2022년까지 전국 1만3000가구를 공공임대 방식으로 공급한다.

또 매입약정으로 확보한 다세대 등을 전세로만 공급해 주변 시세의 90% 이하 수준의 임대료에 최장 6년간 거주할 수 있는 '공공전세'를 만든다. 2022년까지 서울 5000가구 등 수도권에 1만3000가구가 공급된다.

전문가들은 우선 2년간 11만가구가 넘는 전세주택이 시장에 공급되는 만큼 애초 우려했던 물량난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주거품질'이다. 현재 전세난을 촉발한 물량부족분은 대부분 아파트 전세에서 발생하고 있다. 주거여건이 좋은 아파트 이후 오피스텔, 빌라, 다세대 주택의 수요가 소진되는 수순이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공급물량의 대부분엔 '아파트 전세'는 제외된 상태다.

단기적으로 공급하겠다는 4만9000가구 중 상당 물량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3개월' 이상 공실 공공임대 3만9000가구다. 민간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공공주택의 품질을 고려하면 수요와 공급과의 괴리가 예상된다. 호텔방 등 공실 상가·오피스·숙박시설 물량의 주거용도 전환 적절성도 검증이 필요한 상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은 발표하고 있다. 2020.11.19/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4년마다 철새되는 청년·신혼부부 '장기주거' 둥지 기대감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대책의 성공여부는 수요자들이 원하는 지역에서 어느 정도 많은 물량의 공급이 빠르게 이뤄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세시장 안정을 위해선 공급되는 지역, 물량, 속도 등 3박자를 갖추는 게 정책 실효성의 관건이 된다는 설명이다.

즉 현행 대책으론 물량과 속도 외에는 주거품질 등 전세 수요자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자칫 수요는 여전히 부족한 상태에서 애써 마련한 공급책과 소요된 재원이 불필요하게 소진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번 전세대책에서 '30년 질좋은 공공임대 공급방안'은 주거불안의 근본문제를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부는 중산층 대상 30평대(전용 60~85㎡) 공공임대주택을 내년부터 조성해 2025년까지 6만3000가구를 확충하고 이후 매년 2만 가구씩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통합공공임대 선도단지 6곳인 Δ성남낙생A1 Δ의정부우정A1 Δ의왕청계2A4Δ부천역곡A3 Δ시흥하중A2 Δ대전산단1 등에 우선 추진된다.

또 현재 청년은 6년,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는 10년으로 제한된 공공임대주택의 주거 기간을 최대 30년까지 늘린다. 2년 또는 4년마다 집을 옮겨야하는 주거불안 요소를 해소하겠다는 전략이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현 정부에서 공공임대의 공급계획이 100만가구 수준에서 200만가구 넘게 확대돼 30년 장기주거 전략을 수용할 만큼 여분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공공임대 제도도 유연하게 바꿨다는 평가다. 소득요건을 중위소득 130→150%로 확대해 공공임대 입주계층을 일부 중산층까지 확장(3인가구 기준 6→7분위, 4인가구 기준 7→8분위)한다. 저소득층 주거지원 강화를 위해 기존 영구·국민임대 입주대상인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전체 공급물량의 60%를 우선 공급한다. 가구원수별 입주 가능 면적을 설정하되, 적은 가구원수가 넓은 면적에 입주를 희망하는 경우 일정 수준의 임대료 할증을 통해 입주 허용하는 방식을 도입해 주거면적의 제한도 풀었다.

다만 전세 장기대책의 경우 실효성 여부가 관건으로 남는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공주택의 품질을 높여 질좋은 장기임대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이는 LH가 수십년 동안 해결하지 못한 숙제"라며 "정부의 재원 등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나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