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3-05 07:50 (금)
'재벌 富대물림'만 봤는데…천문학적 '재산 환원' 임팩트
'재벌 富대물림'만 봤는데…천문학적 '재산 환원' 임팩트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02.19 08:4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국내외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천문학적인 자신의 재산을 기부하고 나선 이들이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모이고 있다.

이들은 통상 재산을 대물림해오던 재벌들과는 달리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를 강조했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노블레스 오블리주' 행보를 보였다는 평가다.

18일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의장은 '세계부자의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를 통해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선언했다.

더기빙플레지는 지난 2010년 8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과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재산 사회환원 약속을 하면서 시작된 자발적 기부단체다. 김 의장은 한국인으로서는 첫 기부자가 됐다.

더기빙플레지 공식 홈페이지에 공개된 서약서에 따르면 김 의장은 "존 롤스의 말처럼 '최소 수혜자 최우선 배려의 원칙'에 따라 그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10년 전 창업 초기 20명도 안되던 작은 회사를 운영할 때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기사를 보면서 만약 성공한다면 더기빙플레지 선언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꿈꾸었는데 오늘 선언을 하게 된 것이 무척 감격스럽다"며 "제가 꾸었던 꿈이 세상을 변화시키고자 도전하는 수많은 창업자들의 꿈이 된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의장이 배달의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면서 받은 주식과, 더기빙플레지 가입 조건 자산 '10억 달러'(1조1058억 원) 이상을 종합하면 김 의장의 기부 규모는 최소 5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비슷한 시기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자신의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밝혀 눈길을 끈다. 그 역시 사회문제 해결을 목표로 삼았다.

김 의장은 지난 8일 카카오 계열사(공동체) 임직원(크루)에게 보낸 신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격동의 시기에 사회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되는 것을 목도하며 더이상 결심을 더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기부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김 의장은 이달 말 온라인으로 임직원(크루) 간담회를 열고 기부와 관련해 임직원 의견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김 의장이 보유한 카카오 주식 지분 평가액으로 따져봤을 때 이는 5조원 규모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방용품 생산업체인 삼광물산을 운영하는 김용호 대표도 지난달 말 한국장학재단에 100억원을 기부했다.

김 대표는 "돈은 갇혀있지 않고 물이 흐르듯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야 한다"면서 "공부를 잘하는 학생보다 생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편히 공부할 수 있도록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에 고루 혜택이 주어지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국장학재단은 김 대표의 신조와 이름을 따서 '푸른등대 공수(空手) 김용호 기부장학금'을 신설, 매년 저소득층 가정 학생의 학업을 지원할 예정이다.

지난해엔 이수영 광원사업 회장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AIST·카이스트)에 평생을 모은 재산 676억원을 기부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회장은 이와 관련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카이스트 학생을 키우는 것이 곧 국력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해 기부를 했다"면서 앞으로도 기부를 더 할 생각이라고도 언급한 바 있다.

특히 이들의 기부는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이뤄졌다는 점이 공통점으로 꼽힌다. 김용호 대표는 지난 2008년 파주 지역 저소득층 가정 지원을 위한 기부를 시작으로 2013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김봉진 의장은 2017년 100억 기부를 약속한 바 있고, 이수영 회장도 2012년부터 카이스트와 꾸준히 인연을 맺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