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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QR체크·행인' 뒤엉킨 백화점…특별방역 무용지물
'주문·QR체크·행인' 뒤엉킨 백화점…특별방역 무용지물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03.22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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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모습 © 뉴스1

서울시가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특별관리를 시작한 첫 주말, 백화점에는 나들이 온 손님들로 북적였다. 방역 조치를 강화했으나 사람이 몰리면서 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다.

서울시는 지난 1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중이용시설 30곳에 대해 이달 말까지 특별점검하겠다고 했다. 쇼핑몰 등에는 줄을 설 때 거리두기에 대한 수칙이 강조되고, 다수의 종업원이 좁은 휴게 공간에 밀집하는 시설에서는 대화를 금지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특별점검 시설은 Δ도소매시장 및 백화점, 쇼핑몰 10개소(더현대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등) Δ공원 및 유원시설 11개소(여의도 한강공원, 뚝섬 한강공원, 롯데월드 등), 전통시장 및 밀집상점가 9곳(광장시장, 남대문시장 등)도 포함됐다.

이날 오후 12시30분쯤 찾은 서울 서초구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쇼핑을 나온 사람들로 붐볐다. 친구·연인·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쇼핑백을 한두개씩 손에 들고 돌아다녔고, 푸드코트에도 식사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가득 찼다. 2층의 한 명품매장에는 예약팀이 400팀에 달하기도 했다.

이에 백화점 측도 방역을 강화한 모습이었다. 지하1층 입구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부탁드립니다'라는 피켓을 든 직원들이 서 있었다. 같은 피켓을 든 직원들은 매장을 돌아다니며 상황을 점검했다. 백화점 각 입구마다 열화상카메라와 손소독제가 배치돼있었고, 이를 지키는 직원도 상주하고 있었다.

그러나 주말을 맞아 백화점을 찾은 사람들이 몰리면서 곳곳에서 방역지침이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 목격됐다.

지하1층에 마련된 '맛집투어' 코너의 디저트, 분식류 등을 파는 상점 앞에는 대기줄이 늘어섰고, 이에 통로를 지나가려던 사람들과 간격 확보가 되지 않아 붐볐다.

점심을 먹으려는 사람들로 푸드코트는 금세 만석이 됐다. 입구에서 직원이 1m 거리두기를 안내했지만, 음식을 주문하려던 사람과 QR 체크인을 하려는 사람, 그리고 통로를 지나가려던 사람들이 섞여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이로인해 한 통로에 한 번에 20여명이 몰리는 모습도 보였다.

한 매장에서는 좌석 간 거리두기를 위해 의자를 다른 쪽에 빼놓자, 20대 연인이 의자를 가져와서 함께 앉기도 했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한 카페는 테이블 12개가 다 차고 대기 손님으로 가득 찼는데, 그중 10개 테이블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보였다.

푸드코트 앞에서 대기하던 우모씨(39)는 이곳이 특별점검 시설로 지정됐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다고 했다. 우씨는 "팻말을 들고 있는 직원들이 있기는 한데 그냥 형식적으로 들고 있는 느낌"이라며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코로나 전과 후가 크게 다른 점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딸고 함께 백화점을 찾은 최모씨(49)는 "이미 거리두기 2단계를 오래 지속하면서 나를 포함한 사람들이 이전과 달리 많이 풀어진 것 같다"며 "아무리 직원들이 사람들한테 요청하더라도 거리두기가 전혀 지켜지지 않는 듯하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특별방역대책 실시 후 첫 주말인 21일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을 찾은 시민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2021.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한편, 특별점검 시설로 지정된 서울 동작구 노량진 수산물 도매시장은 백화점과 달리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말 낮인데도 통로에는 손님보다 호객을 하는 직원이 더 많았다. 식당가도 좌석의 1/4도 차지 않은 곳이 대다수였다. 손님이 많을 때는 통로가 잠시 붐비기도 했으나 이내 흩어졌다.

상인 A씨는 "주말 점심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없는 편"이라며 "코로나 이후부터는 늘 이렇게 손님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상인과 음식점 사장들은 특별방역점검 이전부터 방역점검을 수시로 해왔다고 했다. 다들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있었고, 식당들은 QR코드나 수기명부, 체온계, 가림막 등을 설치해놨다 .

상인 B씨는 "구청에서도 자주 나와서 식당이랑 우리 상인들까지 방역을 잘 하고 있는지 점검을 한다"며 "특별점검 시설로 지정되기 전과 후가 크게 달라진 건 없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16년간 식당을 운영했다는 C씨(60)는 "내가 확진자가 되면 시장 전체가 문 닫을 수도 있다는 마음에 이곳 사람들은 방역을 철저히 하고 조심한다"며 "구청에서도 불시로 점검을 나와서 명부작성이나 거리두기 등을 잘 지키는지 이미 옛날부터 확인해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시에서는 우리를 특별점검 시설이라고 지정해버리니 오히려 사람들한테 관리 대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도권 특별방역대책 실시 후 첫 주말인 21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2021.3.2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