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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 600조에 나랏빚은 1100조원…커지는 건전성 경고음
내년 예산 600조에 나랏빚은 1100조원…커지는 건전성 경고음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03.31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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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문재인정부가 임기 마지막 해인 내년에도 기존의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하기로 하면서 내년 예산이 600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지출액을 늘리는 것은 예고됐던 부분이라면서도 재정건전성 문제를 우려했다.

3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2022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지침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활력·미래혁신·민생포용을 뒷받침하는 '적극적 재정운용'과 재정의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재정총량관리·재정혁신'을 나라살림 기본방향으로 설정했다.

상충되는 측면이 있는 적극적 재정운용과 재정총량관리를 동시에 제시한 것이다.

정부의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상 내년 지출 증가율인 6.0%를 적용하면 내년 예산은 589조1000억원이지만, 최근 3년간의 총지출 추이를 보면 이를 뛰어넘을 것이 확실시된다.

본예산 기준 총지출 증가율은 2019년 9.5%, 2020년 9.1%, 2021년 8.9%로 3년 연속 9%수준이 유지됐다.

통상 매년 정부가 내놓는 총지출 증가율보다 실제 예산 증가율이 1%포인트(p)가량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내년 지출 증가율은 7%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올해 본예산 558조원에 내년 지출 증가율을 7.53%로 가정하면 내년도 예산은 600조원이 넘게 된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2017년도에 400조원이었던 예산이 5년 만에 200조원 늘어나는 것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세입기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재정지출 확대를 지속하면서 나랏빚도 증가하고 있다. 2017년 660조원대였던 국가채무는 올해 966조원에 육박했고, 내년 국가채무 전망치는 1091조원으로 추산된다. 국가채무비율은 올해 48.2%, 내년 52.3%, 2023년 56.1%, 2024년 59.7%로 더 상승한다.

2004년 처음 20%대로 올라선 국가채무비율은 2011년 30%대에 진입했고 지난해 40%대를 기록했다. 나랏빚 증가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재량지출에서 약 12조원 상당(10%)을 구조조정하고 코로나19 대응과정에 한시적으로 증액된 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방침이다.

관행적 보조금, 출연금도 전면 정비한다. 세입기반 확충노력도 병행한다고 했으나 증세엔 선을 그었다. 다만 이에 대해선 공시가 상승이 사실상의 증세 효과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을 위한 확장재정 기조 유지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국가채무에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강삼모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위기로 재정적자 규모가 늘더라도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점은 경제학자들도 동의하나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너무 크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는지도 문제"라며 "올해와 내년은 어느 정도 감당 가능하겠지만 5년, 10년, 20년 뒤엔 비효율적으로 쓴 재정적자가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확장재정 기조 유지는 이해 가능하다"면서도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는 데에 재정이 투입되고 적절히 사용되는지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으면서도 지출이 커지는 느낌이 있어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보조금을 줄이는 것보다 재정을 효과적으로 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예비타당성조사도 없이 대규모 국책사업에 예산을 투입하는데 (이런 면에서) 상당수 사업을 점검해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필요시 예타 면제' 등의 특례조항이 포함된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등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세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재량지출 축소만으로는 지출 구조조정 효과를 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재량지출은 정부 총지출에서 법령에 따라 의무적으로 나가야 하는 돈(의무지출)을 뺀 나머지를 뜻한다.

그는 "정부는 노력한다는 의미로 재량지출을 줄인다고 했겠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만큼 의무지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라며 "의무지출은 줄이고 싶을 때 줄일 수 없어 다음 정권에 큰 짐을 이미 넘겨준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