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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주거복지·균형발전은 어쩌나'…LH 쪼개기의 양면
'주택공급·주거복지·균형발전은 어쩌나'…LH 쪼개기의 양면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03.31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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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본사 전경. LH 제공. /뉴스1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조직을 축소하고 그 기능을 지방자치단체나 민간 등에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과대화한 LH의 기능을 세분화해 정보가 한데 모이면서 생기는 부패 등 비위를 미연에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31일 관련 업계는 LH 기능 분산이 오히려 정부의 정책과 서민 주거 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임대를 포함한 공공주택 시장 공급량의 절대적인 부분을 책임진 LH를 무조건 쪼개기보다 1기 신도시 조성 이후 개발계획 수립부터 준공 후 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쌓인 노하우를 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LH의 개발계획부터 사후 관리까지 축적된 원스톱 노하우는 국가의 큰 자산이기도 하다"며 "이런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4년간 추진해온 '주거복지' 정책의 동력 상실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LH는 2·4 공급대책 등 수도권 205만 가구 공급을 추진 중인 정부의 정책 중 60% 수준인 115만 가구 공급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이다.

LH의 강점은 지구지정부터 보상, 토지조성, 주택조성 등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에서 민간과의 합동이나 민간 단독에 비해 빠른 진행인데, 기능이 분산될 경우 효과를 살릴 수 없다.

정부는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과 관련 사업기간이 빠르면 7년 정도로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LH의 기능 분할로 사업 주체가 나뉠 경우 사업기간이 최소 9년 이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자유연대 회원들이 지난 20일 LH 진주 본사 앞에서 'LH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상여를 들고 나가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News1 한송학 기자

그동안 공기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이른바 '교차보전구조'가 무너지면, 공공임대주택 사업의 주체가 사라지는 문제도 있다.

LH는 그동안 택지개발 등에서 거둬들인 수익을 적자사업이지만 주거복지 차원에서 꼭 필요한 공공임대에 투자하는 교차보전구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기능이 분할될 경우 이러한 교차보전이 불가능해진다.

결국 국가 재정의 투입이 불가피하다. LH에 따르면 2021년 현재 운영 중인 임대주택은 113만4000가구로 운영 손실은 1조7000억원(가구당 1억5000만원) 정도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의 차질로까지 이어진다. 같은 논리로 수도권 사업의 이익을 지방권 낙후지역 개발 재원으로 활용했던 기존의 사업구조가 흔들리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방자치단체로의 업무 이관도 쉽지 않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 인천도시공사(IH)등 지방 개발공사 특성상 대규모 채권발행에 제약이 있다. 현재 지방공사는 부채비율의 250% 수준까지 사채 발행이 가능하다. 지방공사 중 가장 규모가 큰 SH의 사채 발행 한도는 2019년 기준 20조원 수준이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 전문가는 "LH가 국민이 납득할만한 대가를 치러야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주택 공급 계획에 차질이 예상되는 등 LH 분할이나 쪼개기가 마냥 답일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정치권 논리에 맞춰 세세한 고민 없이 LH를 일명 '불쏘시개'로 활용하려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관계자는 "정권의 부동산 정책 실기를 LH를 강하게 응징하는 것으로 덮으려고 한다"며 "당장의 주택 공급에 LH 외 대안이 없음을 인정하고 보다 촘촘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