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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 폭로 한 달…경찰 칼날, 의원·고위직 의혹 밝혀낼까
투기 폭로 한 달…경찰 칼날, 의원·고위직 의혹 밝혀낼까
  • 이호진 기자
  • 승인 2021.04.0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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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2021.3.24/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지 30일이 지난 가운데 경찰의 사정 칼날이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국회의원과 고위공직자의 투기 의혹이 실체를 드러내고 신병처리로 이어질지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1일 부동산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경찰은 한국주택토지공사(LH) 전현직 직원은 물론 공무원과 고위공직자, 국회의원, 민간인까지 총 576명을 내사·수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회의원 본인이 투기 의혹으로 진정되거나 고발된 건이 5건(5명)이다. 배우자와 부모 등 가족 명의의 투기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것이 3건(3명)이다. 나머지 2건(2명)은 투기 혐의라고 하기 다소 애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 서영석·김한정·김주영·양향자, 국민의힘 강기윤·이주환, 무소속 전봉민 의원 등이 본인이나 가족의 부동산 투기·개발 관련 의혹으로 고발되거나 수사의뢰 됐고 진정도 접수된 상태다.

이들 국회의원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경찰은 일부 고발인을 조사했지만 국회의원을 소환해 조사하지는 않은 상태다.

최승렬 합수본 특별수사단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여야 구분하지 않고 사건을 접수하는 대로 국회의원 수사를 절차대로 진행하겠다"면서도 "수사 단계상 자료를 확보한 후 국회의원을 소환해야 할 경우에는 소환 시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사·수사 대상인 고위직 2명 가운데 차관급인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장(행복청장)을 지낸 피의자의 경우 합수본을 총괄하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직접 수사하고 있다.

합수본 한 관계자는 해당 피의자에 대해 "압수수색을 하고 출국금지도 했지만 곧바로 신병처리하는 건 아니다"며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김상조 청와대 전 정책실장도 기존 투기 의심자들과 별도로 수사를 받게 됐다. '임대차 3법' 시행 전 두 자릿수 인상률로 전셋값을 올렸다가 부패방지권익위법상 업무상비밀이용 혐의로 고발됐기 때문이다. 수사기관은 통상적으로 고발장을 접수하면 피고발인을 피의자로 입건해 수사에 착수한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29일 청와대 브리핑룸에서 퇴임인사를 마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2021.3.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회의원과 고위직 인사에 대한 '봐주기 수사'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일부 나오고 있지만 부동산 투기에 국민적 관심이 높은 만큼 원칙대로 수사할 수밖에 없다는 게 경찰 내부의 지배적인 관측이다.

다만 투기 혐의 자체가 입증이 쉽지 않은 점이 경찰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라고 할 수 있다.

경찰은 국토교통부와 LH본사, 피의자 주거지 등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 하고도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처리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하지만 자료 분석부터 참고인·피의자 소환조사, 차명거래 추적까지 투기 입증 자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이 경찰의 입장이다.

경찰이 구속수사 요건으로 제시한 '내부 정보를 이용한 투기'인지는 특히 규명이 어렵다. 피의자가 내부 정보가 아닌 시중 정보를 근거로 투자했다고 주장할 경우 이를 무력화하며 투기임을 증명할 핵심 증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일 시민단체의 폭로로 촉발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전국적인 이슈로 확산한 가운데 경찰 수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복수의 경찰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수사 마무리 시점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앞으로 규명해야 할 의혹이 산적해 있다"고 말했다.

남구준 합수본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브리핑에서 "내부정보 이용, 차명거래 등 투기뿐 아니라 기획부동산으로 수사범위를 넓히겠다"며 "여러 번 밝혔듯 투기 비리 공무원은 구속 수사하고, 부당이득은 반드시 환수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남구준 부동산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 본부장 2021.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