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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회복 더딘데 체감물가만 고공행진…서민 한숨 늘어난다
내수 회복 더딘데 체감물가만 고공행진…서민 한숨 늘어난다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04.05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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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한 손님의 카트가 비어 있다. /뉴스1 DB © News1 ,이성철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내수 침체가 계속 되는 가운데, 식료품 등의 체감물가는 꾸준히 오르는 모양새다. 국제유가의 회복에 따라 석유 가격도 1년 전 수준을 회복하면서 서민들의 한숨은 더욱 짙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16(2015년=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1.5% 상승했다. 지난 2월 5개월만에 1% 대 상승(+1.1%)을 기록한 데 이어 상승폭이 더욱 확대됐다.

통계청은 지난 2월 당시 물가 상승에 대해 "설 연휴 등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3월 소비자물가의 상승폭이 2월보다 더욱 커지면서 물가 상승 흐름을 일시적인 것으로 볼 수 없게 됐다.

특히 주목할 것은 식료품 가격의 상승이다. 3월 식료품·비주류음료는 전년 동월 대비 8.4%가 올랐다. 지난 2월의 9.7% 상승보다는 상승 폭이 줄었으나 여전히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식료품 가격이 전년 대비 8% 이상 상승한 것은 지난해 9월(+8.3%)과 10월(+8.2%) 이후 4개월만이다. '코로나 국면' 이전을 살펴보면 9년여전인 2011년 8월에 11.2% 상승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확실히 상승폭이 일반적인 수준은 아니라고 봐야한다.

식료품 가격의 상승은 농축수산물 가격의 상승이 주도했다. 3월 농축수산물은 13.7% 상승했다. 2월(+16.2%)보다는 상승폭이 완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1월부터 3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이다.

특히 파(+305.8%)와 사과(+55.3%), 달걀(+39.6%), 고춧가루(+34.4%), 쌀(+13.1%)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해 여름의 긴 장마와 태풍, 겨울의 한파 등으로 인한 작황부진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이 겹친 탓이다.

농축산물의 가격 폭등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도 일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농업에는 외국인노동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인데,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입국이 제한되면서 농작·수확 시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기본재인 농축산물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가공식품과 외식비용 등 전체적인 식료품의 가격도 함께 오르는 흐름이다.

 

 

 

 

 

지난달 28일 서울 도심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2,090원, 경유를 1,890원에 판매하고 있다. /뉴스1 DB © News1 임세영 기자

 

 

여기에 더해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으로 인해 석유 가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는 점 역시 일반 서민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

3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했다. 석유류 가격이 전년 대비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코로나 국면이 본격화되기 전인 2020년 3월(+6.6%) 이후 정확히 1년만이다. 석유류 가격 지수도 101.16으로 지난해 2월(104.10) 이후 처음으로 100을 넘겼다. 가격 지수는 코로나 국면에서 줄곧 90포인트대를 기록했고 5~6월은 80포인트대로 폭락하기도 했다.

국민들의 생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휘발유·경유·자동차용 LPG도 3월 가격이 각각 1.8%, 0.7%, 2.8% 상승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백신 접종이 비교적 빨랐던 나라들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유가가 상승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우리의 경우 석유제품 등 일부 품목의 수출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백신 접종이 지연되고, 거리두기에 따른 대면 서비스업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어 내수가 살아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체감물가'만 지속적으로 오르면 재난지원금 효과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나"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식료품 가격이 8% 이상 올랐다는 것은 '폭등'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면서 "수출 회복은 빠른 편이지만 이는 세계 경제 흐름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면, 백신 접종과 함께 감염확산 통제가 확실하게 진행되어야만 내수 회복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4월에도 농축산물 수급 여건과 국제원자재 흐름, 코로나19 양상 등에 따른 물가 상승 요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낮은 물가상승률의 기저 영향으로 오름폭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물가 안정을 위한 선제적인 관리대응체제를 가동해 일시적 물가상승이 과도한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적극 대응하겠다"면서 "농·수산물 가격 조기 안정, 원자재 변동 리스크 대응 강화, 서비스·가공식품 업계와 소통강화 및 지원확대 등 분야별 대응방안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