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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방류에 IAEA 이어 미국까지 일본 두둔…정부 뭐했나
후쿠시마 방류에 IAEA 이어 미국까지 일본 두둔…정부 뭐했나
  • 정치·행정팀
  • 승인 2021.04.14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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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을 공식 결정한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탈핵시민행동 회원들이 방사능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마치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4.13/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일본 정부가 13일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 방출하기로 정식 결정한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국제 안전 기준에 따른 것"이라며 사실상 환영 의사를 밝혔다.

최근 중국에 강경한 메시지를 보내며 미국에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던 일본 외교의 성과라는 분석과 함께, 우리 외교 당국이 동맹국인 미국과 국제사회에 한국의 입장을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지난 2011년 3월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로 발생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고 결정했다.

한국 정부는 입장을 내고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우리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 원칙으로 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정부는 일본 정부가 정보를 제공했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는 입장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 국민이 안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좀 더 모니터링하고 검증하는데 중점을 둬야 하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다만 각의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해 소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미국 국무부는 일본의 결정이 국제 안전기준에 부합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환영 입장을 밝혔다. 국무부는 성명을 통해 "일본의 결정은 투명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원자력 안전 기준에 따라 접근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의 처리수를 처분하기로 결정한 일본의 투명한 노력에 감사를 표한다"고까지 썼다.

앞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이 지난해 2월 후쿠시마 오염수와 관련해 "기술적 관점에서 볼 때 국제관행에 부합한다"고 발언하면서 일본 측 입장에 힘을 실은 바 있다.

미국과 국제기구의 긍정적인 반응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여론전'에서 한 박자 빠른 대처를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일본은 미국을 대상으로 펼치고 있는 밀착외교도 한몫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일본은 줄곧 반중전선에 서서 미국과 밀착외교를 강화해왔다. 미일 외교·국방 장관(2+2)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중국 인권 문제를 공동 문서에 명시했고 최근 반중국 협력체 쿼드(Quad) 등에서 일본은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의 밀착외교가 "영향을 미쳤을 거라 본다"면서 "일본이 이끌어왔던 쿼드에 미국이 편승해 주요 인도·태평양 정책이 되면서 일본의 목소리가 최근 커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곧 방미할 것으로 알려지는데 이와 관련 방미 전 사전에 교섭했을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입장에선 일본이 국제기구인 IAEA를 통해 검증한다고 했기 때문에 (일본의 오염수 방출을)결국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또 1960년 당시 일본의 원전설립 배경에 미국이 깊숙이 관여해왔다면서 후쿠시마 원전의 1~4호기를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가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미일이 이를 공동으로 운영해온 셈"이라며 "미국은 일본에 유리한 쪽으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한편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은 예상된 일이었는데 한국 정부가 안일한 대응을 펼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사회에 보다 명확하게 우리의 피해와 입장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단 지적이다. 아울러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한 일본의 여론전에 속수무책인 상황이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미중 대립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든 한국 외교의 돌파구로 종종 언급되는 '외교 지평 확대' 조차 주변국에 밀리는 상황이라는 자조 섞인 얘기도 외교가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