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5-06 07:19 (목)
"오염수 방류, 위험성 적어…문제된다면 美 먼저 나섰을 것"
"오염수 방류, 위험성 적어…문제된다면 美 먼저 나섰을 것"
  • 사회팀
  • 승인 2021.04.15 06:54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 대학생기후행동 관계자들이 붙여 놓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규탄 피켓 위로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원자력 관련 교수들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오염수가 정화만 된다면 위험하지 않기에 해양 방류 자체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교수들은 최근 나오는 언론 보도가 오염수 방류의 위험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이들은 일본 정부가 정화 과정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검증할 필요는 있다고 지적했다.

15일 마이니치신문,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13일 오전 도쿄 총리관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하기로 공식 결정했다.

해양 방류에 필요한 설비 심사와 공사에 2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실제 방류는 2023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이뤄진다.

이에 우리나라와 중국 정부, 시민단체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 앞바다뿐 아니라 전 세계 바다를 오염시키는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번 결정대로 일본 정부가 오염수를 방출하게 된다면, 일본은 또 다른 역사적 과오를 범하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전날 대변인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일본의 이런 행위는 극도로 책임감이 없고, 심각하게 국제 공공의 건강과 안전, 주변국 국민의 이익을 해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제 환경단체인 그린피스는 오염수 방류 결정은 인권침해나 다름없고 일본이 유엔해양법협약에 규정된 법적 의무를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사람들이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반대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하나는 오염수가 정화시설인 다핵종제거설비(ALPS·알프스)를 거쳤지만 약 70%에는 여전히 스트론튬, 세슘 등 인간에게 해로운 방사성 물질이 기준치 이상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염수에 포함된 삼중수소는 사람에게 장기간 노출시 유전자 변형이나 생식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으며 알프스로 걸러지지도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일본 정부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알프스로 재처리를 반복해 오염수의 오염도를 낮추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삼중수소의 리터당 농도를 기존의 1/40 수준인 1500Bq(베크렐) 이하로 희석해서 배출하겠다고 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삼중수소가 리터당 1만Bq 이하라면 음용이 가능한 수준으로 본다.

 

 

 

 

 

대학생기후행동 관계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규탄하는피켓을 붙이고 있다./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원자력 전문가들은 오염수가 일본이 공언한 대로 정화만 된다면 위험성이 없으며 일부는 심지어 정화되지 않고 방류된다고 하더라도 오염수가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체에 피해를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희석해서 바다에 방류하는 건 일반적인 방식"이라며 "일본이 삼중수소 농도를 1/40로 낮추면 생선이 섭취하든 뭐가 섭취하든 문제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이번에 방류한다는 오염수는 2011년 방류량보다 굉장히 적은 양"이라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와 이후 10년간 우리나라 대기, 빗물, 바닷물에서 유의미할 정도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력핵공학과 교수는 "방사성 물질은 사람들한테도 어느정도는 다 있다"며 "무조건 위험한 게 아니라 기준치보다 높으면 위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총량이 3g 정도 되는 후쿠시마 삼중수소가 거대한 태평양 바닷물에 희석된 후 일본 열도를 우회하는 조류를 타고 우리나라 연안에 올 때 과연 몇 개의 삼중수소 원자가 생선 한 마리에 포함될 수 있는지 가늠해보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강건욱 서울대 핵의학과 교수 역시 "일본이 알프스를 만들기 전에는 정화도 안 하고 엄청난 양의 오염수를 방류했지만, 우리나라에는 영향이 없었다"며 "(오염수가) 태평양에 방류되면 1조분의 1 이상으로 희석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태평양 물은 알래스카로 이동했다가 돌아오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면 미국이 먼저 나섰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많은 언론 보도가 해양 방류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교수는 "언론이 편향적"이라며 "언론이 과학적인 사실을 있는 그대로 전달해야 하는데 국민들이 반일감정이 있다고 해서 거기에 편승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강 교수 역시 "언론이 지금 위험하다는 쪽으로만 일방적으로 얘기한다"며 "해양 방류가 위험하다는 것 자체가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포 마케팅이 문제"라며 "결국 공포가 가중되면 수산물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수산물 업체가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들은 우리나라 정부가 해양 방류 자체를 거부하기보다는 일본 정부의 정화 과정을 검증하고 감시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우리나라 정부가) 해양 방류의 위험성을 주장하면 질 수밖에 없다"며 "위험이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감시와 정보공개 및 검증이 최선의 방안"이라며 "현재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위험이 없는데 정말 공개된 정보가 사실에 부합하는가만 따져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주 교수 역시 "일본이 제대로 정화과정을 이행하는지는 검증할 필요는 있다"며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보내서 조사하는 걸 일본이 받아들이지 않을 테니 국제원자력기구(IAEA) 차원의 조사에 우리측 전문가가 참여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