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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공수처 또 충돌…유보부이첩 등 사무규칙 공방
검찰-공수처 또 충돌…유보부이첩 등 사무규칙 공방
  • 사회팀
  • 승인 2021.05.05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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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2021.5.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대검찰청이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제정·공포한 사건사무규칙에 대해 "형사사법체계와 상충될 소지가 크다"며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히자, 공수처가 2시간30분여만에 반박문을 냈다. 공수처의 권한이 어디까지인지를 두고 검찰과 공수처가 다시 정면충돌하는 모양새다.

대검은 이날 공수처 사건사무규칙 관련 입장을 발표하면서 "공소권 유보부 이첩 등을 담은 사건사무규칙은 법적 근거없이 새로운 형사절차를 창설하는 것으로 적법절차 원칙에 위배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검이 특히 문제삼은 것은 '유보부 이첩'이다. 공수처가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을 이첩했을 때도 최종 공소제기 판단 권한이 공수처에 있다는 내용이다.

대검은 '검찰에 이첩한 사건이면 공수처 내부규칙으로는 공수처가 기소권을 갖도록 정할 수 없다'는 반대의견을 냈지만 이번 규칙에 반영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보부 이첩을 두고 검찰과 공수처가 힘겨루기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수원지검 또한 지난달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출금 의혹 사건 과정에서 "수사 후 송치하라"는 공수처의 요구를 공개 반박한 뒤 이규원 검사를 직접 기소한 바 있다.

또한 공수처가 검사 등의 고위공직자범죄에 대해 경찰이 공수처에 영장을 신청하도록 규정한 것에 대해서도 "형사소송법과 정면으로 상충될 뿐만 아니라, 사건 관계인들의 방어권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반대했다.

대검 측은 또 "공수처가 수사 후 검찰에 송치해야 하는 사건에 대해 공수처가 불기소 결정을 하도록 규정한 것은 법률상 근거가 없고 고소인 등 사건관계인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대검은 법 개정 없이 규칙만으로 공수처가 상위기관인 듯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는 것은 초법적이라는 취지의 비판도 내놨다.

대검 측은 "대외 구속력 없는 내부 규칙인 공수처 사건사무규칙에 국민의 권리, 의무 또는 다른 국가기관의 직무에 영향을 미치는 내용을 규정한 것은 헌법과 법령 체계에 부합하지 아니할 뿐 아니라 불필요한 실무상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 개정이 아니라 규칙 제정만으로는 검찰 등 다른 수사기관에 효력을 미칠 수 없다는 게 법조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대검 측은 "향후 검찰과 경찰, 공수처가 유기적으로 협력하고 각자 법률에 따라 주어진 권한을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국가의 반부패 대응 역량의 유지및 강화에 함께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이 3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과천정부청사 내 공수처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1.5.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공수처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공수처는 대검 입장이 나온지 2시간30여만에 '대검 입장에 관하여'라는 입장문을 내고 대검의 비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공수처는 사건사무규칙이 법적근거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사건사무규칙은 공수처법 제45조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대통령령에 준하는 효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비위 검사 관련, 사법경찰관이 공수처에 영장을 신청하는 내용의 규칙이 형사소송법과 충돌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방지하기 위해 공수처에 검사에 대한 공소권이 부여됐으며, 대검의 주장은 검사 비위에 대해 검찰에 영장을 신청하라는 뜻으로 검사 비위 견제라는 공수처법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 지난 1월28일 공수처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명백하게 인정했다"면서 "검찰은 헌재의 결정을 도외시하고 있다"고 불쾌함을 표시했다.

이어 공수처의 불기소 결정이 법률상 근거가 없다는 대검 주장에 대해서도 "공수처법 제27조는 공수처의 불기소 결정권을 명문화하고 있다"고 했다.

공수처는 논란을 의식, 검경과 협의체를 추가로 가동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대검 측에 협의 일정에 대한 연락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