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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 포함하자 드러난 가계동향 '민낯'…소득 줄고 격차도 커져
1인가구 포함하자 드러난 가계동향 '민낯'…소득 줄고 격차도 커져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05.24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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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마스크를 낀 주민들의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가계동향조사가 1인가구와 농림어가까지 포함하는 방식으로 개편되면서 전반적인 소득이 줄고 격차도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과 무직가구의 비중이 늘어난 영향으로, 좀 더 정확한 통계가 반영되면서 '민낯'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통계청은 지난 20일 '2021년 1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전까지 가계동향조사는 2인 가구 이상을 대상으로 하고 농림어가를 제외한 통계를 발표했다. 그러나 최근 1인 가구 비중이 30%를 초과하면서 정확한 통계를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이번 발표부터 1인 가구와 농림어가도 포함해 공표 대상을 전체 가구로 확대했다.

1인가구 비중이 점차 높아지는 추세를 감안할 때, 가계동향조사 역시 바뀐 기준을 적용했을 때 좀 더 정확한 현실을 반영한 통계를 나타낼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1인가구와 농림어가를 포함하면서 전체 소득은 줄어들었다. 1분기 전국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명목소득은 438만4000원으로 나타났는데, 이전 기준인 2인 이상 가구에 농림어가를 제외했을 때는 532만원으로 100만원 가까운 차이가 났다. 소비 지출의 경우에도 전국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는 241만9000원, 2인 이상·농림어가 제외 기준으로는 294만2000원으로 약 50만원이 적었다.

이는 1인가구와 농림어가에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많기 때문이다. 1인가구와 농림어가를 포함하면서 전체적 가구주 연령이 높아지고 60대 이상의 비중이 32.2%로 이전보다 3.3%p 상승했다. 또 근로자 가구주의 비중도 58.8%로 이전 기준보다 3.9%p 하락했고, 반면 무직가구주는 19.4%로 3%p가 상승했다.

 

 

 

 

 

1인 가구 이상을 대상으로 한 5분위 배율과 2인 가구 이상으로 한정한 5분위 배율의 변화 추이. (통계청 제공) © 뉴스1

 

 

소득격차를 가늠할 수 있는 5분위 배율 역시 바뀐 기준에서 좀 더 높아졌다. 소득 최상위 20%(5분위)의 평균소득을 소득 최하위 20%(1분위)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값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1분기 6.30으로 나타났다. 5분위에 속한 사람의 소득이 1분위에 속한 사람의 소득보다 6.3배 많았다는 의미다.

이 역시 이전 지표인 2인 가구 이상 농림어가 포함 기준으로는 5.20으로 1.1배p의 차이가 났다. 1인가구와 농림어가를 포함했을 때 소득 격차가 더 커진 것이다.

정부는 1분기 가계동향조사를 발표한 뒤 "소득 분배가 크게 완화됐다"고 자평했다. 실제 1인가구를 포함한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6.30)은 전년 동분기(6.89)보다 0.59배p 하락한 수치다.

그러나 정부 지원금과 공적연금 등 '공적이전소득'을 제외한 시장소득의 분배는 전년에 비해 더 나빠졌다. 정부의 평가와는 상반되는 부분이다.

시장소득은 경상소득에서 공적이전소득을 뺀 나머지,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사적이전소득을 더한 뒤 사적이전지출을 뺀 금액이다. 1분기 시장소득을 기준으로 한 5분위 배율은 무려 16.20으로, 최근 2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전년 동분기(14.77)대비로도 1.53배p나 분배가 악화됐다.

이는 결국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의 감소와 연관이 깊다. 고용악화와 사업 부진 등 경기 침체의 그림자가 저소득층에게 더 큰 충격이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정부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등을 통해 소득 격차는 다소 완화됐으나, 1분기 공적이전소득에서 재난지원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흐름 역시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근로·사업소득의 감소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의 재정지원, 특히 재난지원금 같은 특수한 상황은 지속적일 수 없다"면서 "고용과 내수가 살아나면서 근로·사업소득이 전체적으로 늘어나야 분배 개선도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이 20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실에서 '2021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1.5.2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