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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백신 생산국된 한국…'백신 기술 자립'도 속도낸다
글로벌 백신 생산국된 한국…'백신 기술 자립'도 속도낸다
  • 사회팀
  • 승인 2021.05.2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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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백신 기업 파트너십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백신 생산 투자 협력 MOU가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스테판 반셀 모더나 CEO,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청와대 제공) 2021.5.23/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생산과 관련해 한국의 위상이 올라갔다. 한-미 양국의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모더나사의 mRNA 코로나19 백신을 생산하게 되면서다.

이에 따라 한국은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스푸트니크V에 이어 모더나까지 생산하는 글로벌 백신 허브(중심지)로 떠오르게 됐다. 다국적 제약사와 백신 기술 연구개발 협력도 진행하기로 해 장기적으로 백신 기술 자립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2일(현지시간) 한미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에 따라 우리 정부와 한미 양국 기업 간 총 4건의 계약·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이와 관련해 질병관리청 소속 국립보건연구원은 모더나와 mRNA 백신 협력 연구 등에 힘을 쏟기로 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와 결핵 등 우리나라에서 수요가 높은 감염병 대응 등을 위한 백신 연구 프로그램 개발과 비임상·임상 연구 수행 등에 나서는 것이다.

mRNA 백신은 바이러스의 항원유전자를 mRNA 형태로 주입해 체내에서 항원 단백질을 합성하고 중화항체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이 mRNA 플랫폼을 이용한 제품인데, 코로나19 예방효과가 94% 이상으로 높아 미국 등에서 대량 접종되고 있다. 국내 기술로는 자체 개발이 어려웠으나 이번 협력으로 국산 mRNA 백신 플랫폼 기술 개발의 활로가 열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SK바이오사이언스, 노바백스도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한 차세대 백신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코로나19와 독감을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결합 백신도 개발한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mRNA 백신 플랫폼 등에 대한 연구개발 활성화가 필요한데, 이번 협약으로 모더나의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게 됐다"며 "자체 생산을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백신 공급난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모더나 백신은 국내에서 4번째로 생산되는 코로나19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 중이다. 휴온스와 한국코러스는 스푸트니크V 백신의 수출용 생산을 맡고 있다.

국내의 경우 하반기 백신 접종 속도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는데 특정 백신의 공급이 늦어지면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 모더나까지 생산된다면 수급 불확실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바라보고 있다.

정부도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서 위탁생산한 백신 물량을 직접 받을 수 있도록 모더나와 협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모더나와 연내 2000만명분의 코로나19 백신을 공급받기로 했다.

정은영 보건복지부 백신도입사무국장은 23일 한미 백신 협력 관련 브리핑을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유통 효율적 측면에서 국내 생산분을 받을 수 있도록 공급사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백신 접종 및 수급 상황은 개선되는 모양새다. 최근 화이자와 직접 계약했거나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해 확보한 물량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정부는 백신이 계획대로 도착하는 만큼 상반기 접종 목표(1300만명) 달성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으로 주춤했던 백신 1차 접종도 다시 정상화됐다. 22일에는 전국 예방접종센터 263곳에서 75세 이상 어르신들에 대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재개됐다.

앞서 4월부터 고령층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됐는데, 일시적인 수급 문제가 발생하자 정부는 1차 접종을 잠시 중단하고 2차 접종에 주력해왔다. 27일부터는 65세부터 74세 고령자 등을 대상으로 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도 재개된다.

그러나 접종률을 제고할 인센티브 제공 등 구체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여전히 크다. 고령층 접종 예약률은 정부가 목표한 80%보다 낮은 55% 안팎이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585명이다. 확진자가 하루 만에 500명대로 내려왔지만 수도권 외 지역에서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는 것은 부담이다. 대구에서는 유흥업소발 집단감염으로 이틀 연속 50명대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3월31일(60명)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기온이 급격히 오르면서 물놀이 시설 이용 인구가 늘어나는 것도 변수다.

변이 바이러스, 접종 완료 이후에도 감염이 되는 '돌파 감염'에 대한 우려로 백신 무용론도 사라지지 않는다. 이재갑 교수는 이에 대해 "백신 효과가 100%가 아니고 사람마다 결과가 다를 수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돌파 감염은) 자연스러운 측면도 있다"며 "그러나 백신 접종은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런 노이즈가 백신 접종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