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6-15 07:44 (화)
中 "불장난 말아야"… 제2사드 사태될까?
中 "불장난 말아야"… 제2사드 사태될까?
  • 정치·행정팀
  • 승인 2021.05.26 07:0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한미군이 10일 오후 경북 성주군 초전면 사드기지인 성주골프장에서 추가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발사대를 이동 배치하고 있다. 지난 7일 주한미군은 주민과 단체들의 저지속에서 사드 4기를 추가 반입해 총 6개 발사대, 1개 포대가 들어와 있다. 2017.9.10/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중국을 겨냥한 내용이 담기면서 중국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가 재발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전략적 모호성'을 추구해 왔지만 이번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는 '대만' '남중국해' '쿼드' 등 중국을 겨냥한 내용을 명시해 미국 쪽으로 기운 듯한 모양새를 취했다.

'경제' 문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미국과 사활을 걸고 경쟁해왔는데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디커플링(탈동조화) 정책에 발을 맞추게 됐다.

중국은 이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질문을 받고 "관련국은 대만 문제에서 언행을 신중해야 하고 불장난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한미관계 발전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 발전과 번영에 도움이 돼야 하고 그 반대로 중국을 포함한 제3자의 이익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드사태를 불러온 박근혜 정부 때와 현재의 상황을 비교했을 때, 동북아정세와 안보상황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사드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 줄타기 외교의 실패… 2016년 사드배치 사태로 이어져

현재의 상황은 사드 배치를 초래한 박근혜 정부 때와 미묘하게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우리 정부는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 통해 중국과 관계를 개선시키려고 했지만, 미국의 집중적인 비판을 받은 뒤 사드 배치로 급선회하면서 중국으로부터 장기간 경제보복을 당했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의 두번째 임기 가장 큰 고민은 '중국 견제'였다. 그런 과정에서 미국은 2014년 핵안보정상회의를 개최했고 아시아 회귀정책(Pivot to Asia) 정책에 따라 동북아에 미사일방어(MD) 망을 확대하는 데 관심을 뒀다.

그러던 와중 북한의 도발로 인해 사드배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강행했고 한달 뒤인 2월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 때문에 사드배치에 대한 국내외적인 여론이 강해졌다.

사드배치엔 정치적인 요인도 크게 작용했다. 박 전 대통령이 2015년 9월 중국의 전승절 행사에 참여해 시진핑 주석과 함께 천안문 망루에 오르면서 미국에서 한국이 중국에 기울었다는 이른바 '중국 경도' 우려와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박 전 대통령은 불과 한달만인 10월 중순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동맹에 대한 우려를 씼어내야 했다. 이후 대미 외교에서 입지가 약화 돼 결국 미국이 원하는 사드배치를 수용하게 됐다. 2016년 6월 국방부는 사드 배치를 발표했고 2017년 4월 사드 핵심부품이 대부분 반입됐다.

경북 성주 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제공한 롯데는 중국의 보복 타깃으로 지목되며 집중적인 피해를 받았다. 이뿐 아니라 유통분야와 관광산업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으며 '사드 보복'사태를 맞게됐다.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 뒤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청와대 페이스북) 2021.5.22/뉴스1

 

 

◇ 같은 듯 다른 상황…한미일 공조·대북접근법 달라

우리 정부가 미중 갈등 아래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다 결국 미국쪽으로 기울었다는 점은 당시 상황과 유사하다.

그동안 정부는 중국을 도발하지 않기 위해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중국견제 협의체인 쿼드(Quad)가입에 미온적이었고 미국 등 유럽 국가들이 제기하는 중국 인권문제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번 정상회담 선언문을 두고 문재인 정부가 임기 1년을 앞두고 대북정책에 있어 성과를 내기 위해 미국이 원하는 부분에 상당히 양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과정에서 '대만' '남중국해' '쿼드' 부분이 담겼다.

그러나 사드 배치 당시와는 다르게 북한의 전략적 도발이 없고 한일관계 악화로 한미일 3국 공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받아들이는 위협은 크지 않을 거란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지난 21일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중국'이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도록 배려했고, 대만·남중국해 문제는 '원론적 수준'에서만 언급됐다. 또한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들은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아울러 미중 간 갈등은 심화됐지만 양국 협력은 중국이 민감해 하는 안보분야가 아닌 기술분야에 국한됐다. 이는 중국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상당히 조율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관련된 우리 기업들은 세계적인 기술기업이기 때문에 중국도 섣불리 조치를 취하지 못할 거란 분석이 나온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우리가 강점을 갖고 있는 두 분야에 대해서는 우위에 있어 중국이 보복을 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소비재나 관광산업이 아닌 중간재와 부품 등 중국과 연관된 하이테크 기술이기 때문에 쉽게 보복을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올해 시진핑 주석의 방한으로 기대됐던 '사드조치 철회'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24일 기자들과 만나 시 주석의 방한에 대해서 "그 부분은 관심있게 봐 달라"고 이전과 다른 이야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