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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법무장관 피고인' 박범계 "첫 부임지서 재판 민망"
'첫 법무장관 피고인' 박범계 "첫 부임지서 재판 민망"
  • 사회팀
  • 승인 2021.05.2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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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계 법무부 장관. © News1 안은나 기자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으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들의 재판이 26일 재개됐다. 6개월 만에 법정에 나온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장관으로서 민망하다"는 소회를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오상용) 심리로 열리는 공판기일에 출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사건의 시작부터 경과, 재판에 이르기까지 전체적으로 민주주의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형사 피고인 신분으로 재판을 받는 건 박 장관이 처음이다. 판사 출신인 박 장관은 "제가 처음으로 부임했던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것 자체가 참으로 민망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재판을 통해 검찰개혁,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국회선진화법 등의 의미가 새롭게 조명받을 것"이라며 "역사적인 법정에서 재판부에 '과연 이 기소가 정당한 것인지'를 호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가해자라고 하는 저나 우리 동료 의원들, 또 피해자라고 하는 사람들도 모두 다 소환조사를 받지 않았다"며 "피해자라고 하는 사람들은 경찰 소환에 3번이나 응하지 않았다. 이게 이 사건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저는 대한민국 법정을, 사법부를 믿는다. (재판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겠다"며 법원으로 향했다.

이날 재판부는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폭행) 혐의로 기소된 박 장관 등에 10명에 대한 3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피고인들은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박 장관 측 변호인은 "공모나 폭행, 상해 등의 사실은 없다고 부인한다"며 "국회의원으로서 정당한 공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앞서 2019년 4월 여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담은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과정에서 격렬하게 대치했다.

당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제출을 막기 위해 국회 의안과 사무실과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을 점거했고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 간 고성과 막말, 몸싸움이 오갔다.

여야 의원의 대규모 고소·고발전 이후 검찰은 수사에 착수했고 민주당 소속 의원과 보좌진 등 10명, 한국당 소속 의원과 보좌진 등 27명을 재판에 넘겼다. 민주당 측 피고인들은 한국당의 위법행위에 맞선 정당한 직무수행을 했단 입장이다.

이날 박 장관 또한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회의장에 몇번이나 진입을 시도하다가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찾은 곳이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회의실이었다"며 "(한국당 측이 진입을) 결사 저지하면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나오는 충돌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후 빈 회의장을 확보해 패스트트랙 관련 의결이 이뤄졌고 결국 공수처가 설치됐다"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재판부가 살펴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병욱 민주당 의원도 "검찰은 저를 조사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기소했다. 저는 몸싸움도 하지 않았는데 (검찰이) 추측과 상상력으로 기소했다"며 "재판부가 객관적으로 판단해달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6월 30일을 4회 공판기일로 지정하고 증인신문 등 공판 절차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 재판은 지난해 11월25일 마지막으로 진행됐고 약 6개월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그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박주민 의원과 김병욱 의원의 공판기일 연기 요청 등을 이유로 재판이 3차례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