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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첫 영장신청' 국수본…'고위직 수사'로 이름 알릴까?
'국회의원 첫 영장신청' 국수본…'고위직 수사'로 이름 알릴까?
  • 사회팀
  • 승인 2021.06.04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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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구준 부동산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 본부장(경찰청 국수본부장). 2021.3.3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남구준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본부장이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지난 3월 2일 시민단체의 폭로로 제기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 의혹을 놓고 경찰 안팎에서는 이 같은 목소리가 나온다. 부동산 투기 의혹은 올해 2월26일 남 본부장이 경찰청 국수본의 초대 수장으로 취임한 지 닷새 만에 불거졌다.

국의회원 등 고위 공직자까지 받는 부동산 투기 의혹은 경찰 76년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이라는 올해 터진 최대 사건이다. 4일 취임 100일째를 맞은 수사 책임자 남구준 본부장의 리더십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부실수사, 수사권조정 당위성 훼손"

LH사건을 둘러싼 경찰 안팎의 역학관계를 풀 열쇳말은 검경 수사권 조정이다. 수사권 조정은 1945년 국립경찰이 창설된 이후 최대 변혁으로 꼽히는 수사구조 개혁이다. 올해 1월1일 시행된 이 제도의 핵심은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지휘권을 폐지하는 것이다.

경찰은 검찰만이 사건을 종결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무혐의 등으로 판단한 사건을 수사권 조정에 따라 자체 종결할 수 있게 됐다. 경찰이 수사를 모두 책임진다고 할 순 없지만 검찰의 통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독자적인 수사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사 총괄 지휘조직 국수본은 수사권 조정에 따른 경찰권 비대화를 사전에 억제하고자 마련된 후속 조치 중 하나다. 특히 국수본 출범으로 경찰청장은 개별 사건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를 할 수 없게 됐다.

대신 경찰 수사는 국수본부장이 책임진다. 국수본부장의 권한이 '검찰총장'에 비유되는 이유다.

경찰 안팎에서는 남구준 본부장의 지휘 아래 경찰이 LH수사에서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하고 있다. '남구준호' 수사 경찰이 부진한 성과에 그치면 경찰권 확대로 요약되는 수사권 조정의 당위성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평가다.

 

 

 

© 뉴스1

 

 

'이용구 법무부 차관 부실수사 의혹'을 포함해 경찰 수사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건까지 잇달아 터져 경찰은 부동산 투기 실체를 규명해 수사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부동산 투기 의혹은 LH에서 그치지 않고 국회, 중앙부처, 대통령경호처, 지방자치단체와 기초의회로 거세게 번진 상태다.

◇"명운 걸고 수사"한다지만

부동산 투기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합수본)에 따르면 지난 5월31일 기준 내부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불법 농지 취득과 기획부동산 의혹 등 총 646건·2796명을 경찰이 내·수사해 20명을 구속했다. 시민단체의 폭로로 LH발 투기 의혹이 불거진 지 91일째 만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관련자가 지위를 이용해 내부 정보를 입수한 후 투기를 했느냐다. 집값 폭등으로 부동산 투기가 국민 역린이 된 상황에서 공직자 등의 도덕적 해이를 일벌백계해야 한다는 여론도 팽배해졌다.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수사 대상에 올린 주요 공직자는 Δ국회의원 13명 Δ지자체장 14명 Δ고위공직자 8명 Δ지방의회의원 55명 등 399명이다. 이 중 내부 정보를 이용한 혐의를 받는 공직자 9명은 구속됐고 나머지 287명은 수사를 계속 받고 있다.

국수본 내부에서는 "명운을 걸고 부동산 투기를 수사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이번 수사가 '용두사미'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적지 않다.

부동산 투기 수사가 시작된 지 약 90일이 됐지만 국회의원과 고위 공무원 등 사회유력 인사에 대한 수사 성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속된 공직자 9명 가운데 3급 이상에 해당하는 고위 공직자는 2일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경찰은 경기 성남시 지역 투기 의혹을 받는 LH 전 부사장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검찰도 이를 받아들이면서 4일 오전 법원에서 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절차(영장 실질심사)가 진행된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투기 조사 및 수사 중간결과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 중 LH 사태 '부동산 투기' 관련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2021.6.2/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차관급'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 청장을 지낸 B씨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선 경찰이 보완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투기 혐의는 아니지만 용인 소재 부지 개발 인허가 관련 특혜 의혹을 받는 정찬민 국민의힘 의원에 대해 경찰은 지난 1일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정 의원이 2014~2018년 용인시장 재직 당시 이 같은 특혜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 앞에 결과 제출, 수사력 증명해야"

김창룡 경찰청장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고위직 투기 의혹 수사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수본을 중심으로 조직의 수사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다"며 "선출직이나 고위직 공무원의 경우 내부 정보를 보고 받았다는 것이 문서화되지 않았을 경우 비밀 인지 시점 등 물적 증거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고위공직자 수사는 실무자 수사와 비교해 내부 비밀 취득과정 등을 밝히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면서도 "국수본이 성역 없이 엄정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투기 수사는 물적 증거 등을 확보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아 예상보다 수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부동산 투기는 국수본이 출범한 지 얼마 안 돼 터진 최대 사건"이라며 "마무리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 앞에 수사 결과를 제출하는 만큼 국수본이 역량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