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06-15 07:44 (화)
'GTX'에 들썩이는 역세권 아파트값, '수익자부담' 카드 꺼낼까
'GTX'에 들썩이는 역세권 아파트값, '수익자부담' 카드 꺼낼까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06.08 07: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GTX-D원안 및 지하철 5호선 연장을 요구하는 김포·인천 검단 주민들이 5일 김포시 장기동 한강중앙공원에서 촛물문화제를 열고 있다.(김포검단교통시민연대제공) 2021.6.5/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노선의 수혜지역에서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역세권 '웃돈'을 노린 유동자금이 의왕, 시흥 등 예정지로 거론되는 지역에 급속히 유입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선 지역 교통편의시설에 편승한 투기수요를 걸러내기 위해 수익자부담 원칙(principle of benefit assessment)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GTX 노선 인근 아파트값 급등…수익자부담 원칙 '만지작'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투기거름망의 역할로 수익자부담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과 과도한 시장개입이란 지적이 나온다.

수익자부담 원칙이란 공공시설로부터 편익을 받는 자들이 그 설치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되, 부담의 정도는 편익을 받는 정도에 비례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신도시 건설에 필요한 교통망 구축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교통분담금 등에 수익자부담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신도시 입주 전 분양대금에 교통분담금을 포함하고 이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나 지자체가 필요한 도로나 철도건설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김포·검단 주민의 요청으로 김포시가 자체 건설한 '김포골드라인'도 약 1조5000억원가량의 교통분담금을 통해 조성됐다.

수익자부담 원칙이 거론되고 있는 곳은 GTX 노선이 들어서는 지역이다. 투기수요가 역세권 '프리미엄'으로 집갑상승을 노려 유입했다는 것이다. 부동산시장 안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상반기 전국 아파트 가격 상승률 1~10위는 모두 GTX 수혜 지역이 차지했다.

C노선 유치 가능성이 높아진 의왕시는 18.67%나 올랐고, 시흥(15.74%), 안산 상록(15.70%), 안산 단원(14.87%), 인천 연수(14.80%) 등도 뒤를 이었다.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국민세금 교통인프라, 교통불편 덜어주되, 집값상승분 '건설비'로"

정부 안팎에선 GTX 노선 계획에서 이런 투기수요 유입을 우려해 강남권을 비롯한 서울도심 직결노선 결정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GTX 계획 초기에 교통인프라 건설로 인한 집값상승분을 정량적으로 확인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이를 지방과세 등으로 회수해 건설비용에 투입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 바 있다"고 했다.

수익자부담 원칙 자체가 교통인프라 등 공익사업으로부터 특별한 이익을 받는 이에게 그 수익의 한도내에서 사업경비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어서다.

즉 공공사업의 실시로 인한 예외적, 우발적 이익을 공공부문으로 환원시킬 수 있다.

다만 GTX 계획 초기 당시 이같은 주장은 투기수요 환원을 위한 정부의 과세정책과 맞물릴 경우 지역민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반려됐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GTX-D 노선의 강남연결을 요구하는 김포·검단 주민들의 요구가 이슈화되면서 정부 내부에서도 일방적인 노선결정이 아닌 집값급등과 같은 수익환수를 조건으로 지역민에게 선택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국회 관계자는 "정부 재원으로 추진하는 교통인프라 계획과 건설과정에서 발 빠르게 유입되는 투기수요를 걸러내고, 출퇴근 교통난 등에 시달리는 시민들의 불편을 신속하게 덜어줄 필요가 있다"며 "특히 수도권 철도교통망 구축과정에서 집값급등을 우려하기보다 수익자 부담원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은 결국 시장의 왜곡을 가져온다는 입장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애초 교통인프라 수혜층의 부담을 목적으로 하는 정책을 투기수요 억제책으로 활용하면 또 다른 문제점을 만들어낼 소지가 다분하다"며 "또 지역민 대다수의 합의가 없는 교통인프라 건설사업엔 수익부담을 거부할 수 있어 이런 정책엔 여론 수렴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