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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당 권유' 내홍 격화…與 지도부 설득·압박 나섰지만 진퇴양난
'탈당 권유' 내홍 격화…與 지도부 설득·압박 나섰지만 진퇴양난
  • 정치·행정팀
  • 승인 2021.06.10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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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자리에서 국민권익위원회 전수조사 결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있는 당 소속 의원 12명에 대한 처분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2021.6.8/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국가권익위원회 전수조사 결과의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법 위반 의혹이 불거진 의원 12명 전원에 탈당 권유(비례대표는 출당)를 결정했지만 '수용 불가'를 외치는 의원이 상당해 진퇴양난에 처한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권익위 조사 결과 부동산 명의신탁, 업무상 비밀 이용, 농지법 위반이 의심되는 의원 12명에게 '선당후사'를 강조하며 지도부 결정에 따라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전날(9일) "마음 아픈 일이 많지만 우리 민주당 새롭게 변화하기 위한 고육지책의 결단이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며 "스스로 집권당의 외피를 벗고 국민들과 동일한 입장에서 수사기관에 가서 소명 자료를 제출하고 의혹을 해명하고 돌아와 주실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반발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기 의혹을 받는 김한정 의원은 "부당한 결정을 제가 용인하면 선당후사가 아닌, 당을 망치는 길"이라면서 "지금 부동산 문제는 국회의원들 때려잡고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고 당 지도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그는 "공당에는 과정과 절차가 있는 것"이라며 "그걸 생략하고 떠넘기기식으로 '미안하지만 일단 나가서 살아 돌아오라'는 건 (제대로 된) 당 지도부가 아니다. (탈당 권유는) 인권침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다주택 처분 과정에서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이 불거진 김회재 의원도 당 지도부에 '탈당 권유'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전날 지도부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권익위에 정식 요청하고 만일 요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당 법률위원장인 그는 "법률위원장이 불법을 하면 되겠나"라며 "만약 그런 일이 있었다면 극단적인 결정도 할 것"이라도 했다.

이외에도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양이원영, 명의신탁 의혹을 받는 윤미향 의원도 당 지도부의 결정에 불만을 표했다.

양이원영 의원은 출당 처분에 대해 "부당한 결정"이라고 했고, 시어머니의 집이 남편 명의로 돼 있어 명의 신탁 의혹을 받은 윤미향 의원은 남편인 김삼석 수원시민신문 대표가 직접 나서 "부동산 투기는 1(하나)도 없다. 민주당 조치에 대해 헛웃음만 나온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권익위의 부동산 투기 의혹 조사 결과와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1.6.8/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모친의 묘지 조성을 위해 구입한 토지가 문제가 된 우상호 의원은 지도부 결정에 대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년 참석하던 이한열 열사 추모식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농지법 위반 의혹을 받는 오영훈 의원은 전날 경찰청을 방문해 신속한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당 지도부는 '탈당' 결정을 수용해줄 것을 설득하는 동시에 제명 등 징계 절차를 거론하며 압박에도 나서고 있다.

송 대표는 전날 SBS 뉴스에 출연해 "선제조치를 할 수밖에 없었던 건 민주당의 부동산 내로남불을 깨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며 "이건 징계조치가 아니고 탈당 권유다. 소상히 해명하고 돌아올 것을 부탁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이한열 열사 추모식에서는 불참한 우상호 의원을 의식한 듯 "한열이 하면 생각나는 게 우상호다. 제 동지이자 친구다. 저 때문에 이곳 현장에 오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찢어질 것 같다"며 "(우 의원이) 집 한 칸 없이 전세 아파트 살면서 어머니 묘소 하나 만든 그것이 국민 권익위의 부실한 조사로 어쩔 수 없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털어놓기도 했다.

반면 지도부는 탈당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절차에 따라 징계할 수밖에 없다는 가능성도 열어놨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의원들이 당 지도부 결정에 따르지 않을 경우를 가정해 "당에서 징계위원회가 열리고, 제명 의견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언급했다.

당 고위관계자도 뉴스1과 통화에서 "끝까지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징계로 결론이 날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해서든 설득해보려고 하겠지만 끝까지 수용하지 않을 경우는 절차가 있을 수밖에 없지 않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