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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지원금, 벌써 갈등·불만…솔로몬의 지혜 절실
재난지원금, 벌써 갈등·불만…솔로몬의 지혜 절실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07.0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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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6.22/뉴스1

정부가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소득 하위 80%에게 1인당 25만원 수준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조만간 마련될 선별 기준이 과연 공정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하위 80%를 판별하는 데 쓰기로 한 국민건강보험료(건보료)는 소득 파악 시점부터 자산 포함 여부까지 국민의 정확한 재정 상태를 파악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많다.

여기에 상위 20% 선에 걸치는 이들이 겪을 박탈감까지 고려하면 선별 기준의 공정성·형평성을 국민 대다수에게 설득하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한 이유다.

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출범해 건보료를 활용한 소득 하위 80% 기준선 검토에 들어간다.

TF는 행정안전부 차관을 필두로 기재부·복지부 등 관계 부처의 1급 공무원들이 참여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앞서 "행안부의 주민등록 가구와 복지부의 건보료 부담 세대를 통합하는 작업이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건보료만으로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직장가입자의 경우 4인 가구 80% 선은 연 소득 1억원 이상인 것으로 일단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자녀를 2명 둔 맞벌이의 경우 합산 연봉이 1억원을 넘으면 지원금 100만원을 못 받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에 여당 지도부가 "맞벌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섰으나, 지적되는 문제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자산가 유리"…작년 '판박이' 건보료 공정성 논란

선별 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와 판박이처럼 재현되고 있다.

일단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간 형평성 논란이 대표적이다. 건보료가 소득에만 부과되는 직장가입자와 달리 지역가입자는 부동산·차량 등 보유 재산이 산정에 반영된다.

고액 자산가이면서 정부 과세 체계에 잡히는 소득이 적은 이는 지원금을 받는 데 반해, 소득 수준은 비교적 높지만 가진 재산은 없고 가처분 소득까지 적은 맞벌이 부부·사회 초년생 청년은 지원에서 소외되기 일쑤일 거라는 비판이 빗발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고액 재산가에 대해서는 컷오프(cut-off·제외) 기준을 만드는 것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소득 하위 70% 산정 당시 정부는 종합부동산세 대상자를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여러 고액 재산가 배제 방식을 검토한 바 있다.

◇지역가입 형평 어쩌나…정부 "많이 시정돼 괜찮아"

또 정부 설명에 따르면 직장가입자는 최근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반면, 지역가입자는 가장 어려웠던 지난해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앞서 정부는 100인 이상 사업장 소속 직장가입자의 건보료를 최근 직전 월을 기준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100인 이하는 전년도 소득이 기준이다. 지역가입자는 2019년 소득이 기준일 것이고, 재산은 작년 6월 재산세 부과 당시를 기준으로 할 방침이다.

이는 일부 100인 이상 사업장을 제외한 직장가입자 보험료는 작년도 원천징수액을 기초로 매겨지고, 지역가입자는 재작년도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됨에 따른 차이다.

이에 따른 형평성 논란과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이의 제기 절차를 거쳐 소득과 건보료가 보정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과 직장가입자 간 형평에 문제가 있지만 지금은 많이 시정되고 있다"면서 "보험료 납부 인프라도 많이 확충돼 있다. 우선은 그 건보료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크게 문제는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즉, 과거 소득을 기준으로 지원 대상에서 억울하게 탈락한 이들은 최신 소득 반영 절차를 밟아야 할 걸로 보인다.

그러나 생계만으로도 바쁜 저소득층으로 하여금 복잡한 이의 절차를 통해 25만원씩 받도록 하겠다는 건 정책 의도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보 지역가입자를 중심으로 민심이 끓어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복잡해진 재난지원금…"국민 설득·신뢰 힘들지도"

이처럼 대표적 논란만 살펴봐도 건보료를 기초로 한 소득 판정은 구멍이 숭숭 뚫린 모양새다.

게다가 소득 상위 20~30% 입장에서는 작년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전 발생했던 논란이 또 다시 회자되는 데 대한 피로감도 큰 상태다. 국민 사이에서 "아예 힘든 분들께 주거나, 차라리 모두 지급하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백승호 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는 "정부가 제도를 정교하게 설계하려고 많은 방법과 자원을 동원하면 실질적 소득 상위 계층을 걸러내는 효과는 볼 수는 있겠지만, 해당 선 언저리에 계신 분들은 (입장이) 모호하다"며 "이렇게 지급 대상에 선을 그음으로써 발생하는 갈등과 불만, 비효율은 절대 없앨 수 없다"고 평가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직장가입자는 부양의무자 소득만으로 보험료가 부과되고 지역가입자는 각 가구원 재산을 개별 산정해 보험료로 매기다 보니 결과적으로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높을 수밖에 없는 문제가 있다"며 "이런 건보료 산정 문제점은 이전에도 많이 지적돼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건보료가 소득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반영해 국민을 설득할 수 있을지, 특히 아슬아슬하게 탈락한 국민 입장에서는 못 믿지 않겠나"라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