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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희생 'K방역'이 자랑이냐"…찜통 더위속 심야 '절규'
"자영업 희생 'K방역'이 자랑이냐"…찜통 더위속 심야 '절규'
  • 사회팀
  • 승인 2021.07.1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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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공동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여의도공원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7.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우리를 왜 막느냐, 이대로 다 죽으란 말이냐"
"경찰은 정당한 공무집행을 하는 중입니다"

14일 오후 11시10분쯤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공원 앞에는 긴장감이 팽배했다. 차량 시위를 시도하는 자영업자들과 이를 막아서며 통제하는 경찰이 대치하고 있었다.

"신고를 했는데 왜 불법집회냐"는 자영업자의 항의와 "불법 집회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경찰의 경고가 여의도 밤하늘에 함께 울렸다.

고성과 욕설이 나왔고 몸싸움도 벌어졌다. 30도에 육박하는 찜통 더위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공원 일대는 들끓고 있었다.

취재진 수십 명이 우르르 몰려들었다. 채증 카메라와 형광 봉을 든 경찰 경비 인력 10여명이 순식간에 하얀색 화물 차량을 에워쌌다.

화물칸에 설치된 전광판에는 '자영업 희생으로 얻은 K방역이 자랑이냐'는 문구가 떴다.

차량에 타고 있던 중년 남성은 "도대체 왜 막느냐. 이게 무슨 불법이냐"며 불만을 터트렸다.

경찰은 "방역수칙을 참조해달라. 시민 불안과 불편을 막기 위해 공무집행 중"이라는 경고 방송을 내보냈다.

조끼를 겹쳐 입고 마스크를 쓴 경찰과 차량 창문을 연 채 항의하는 자영업자 모두 땀범벅이 됐다.

주변 음식점과 술집은 방역 수칙에 따라 모두 영업을 마친 상태였다.

'24시간 영업'이라는 안내문이 적힌 김치찌갯집 유리문은 잠겨 있었다. 음식점 안 냉장고에는 주류 제품들이 빼곡히 놓여 있었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경찰이 허용한 '1인 기자회견'을 통해 "정부에 묻고 싶다"며 "백신 접종률이 90%에 달해도 코로나 확진자는 나온다는데 우리 문을 언제까지 닫게 할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제발 살려달라. 사적 모임 인원 제한을 철폐하고 손실을 보상해 달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경찰은 "차량에 승차해 도심권을 행진하려는 것은 감염병예방법상 집회 금지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며 "대열을 이루고 차량행진을 시도하는 것을 제지하겠다"고 경고했다.

방역당국이 지난 12일 거리두기 단계를 4단계로 격상하자 사실상 '셧다운'(봉쇄)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4단계 핵심은 오후 6시 이후 3명 이상 음식점 등에 모일 수 없는 것이다. 다중이용시설은 물론 야외에서도 2명까지만 만날 수 있다.

이에 반발한 비대위는 국회와 광화문, 서울시청을 오가는 '차량 500대 시위'를 14일 밤 돌입하겠다고 예고했고 경찰은 사전 차량 통제와 검문에 나서며 대응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애초 집결 장소인 국회 둔치 주차장으로 향하려다가 경찰 검문에 막혔다. 차량에 타고 있던 자영업자는 "민주노총도 시위했는데 왜 차량 시위는 안 되냐"고 소리쳤다.

경찰은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를 비롯한 서울 시내 20여곳에 임시 차량 검문소를 설치해 운영하기도 했다.

경찰과 자영업자, 취재진까지 최소 100명이 대치 현장에 몰리고 한데 엉키면서 2m 거리두기 수칙은 붕괴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