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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백신 미접종' 논란에 軍·보건당국 책임 떠넘기기?
청해부대 '백신 미접종' 논란에 軍·보건당국 책임 떠넘기기?
  • 정치·행정팀
  • 승인 2021.07.20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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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파병 중 코로나19가 집단발병한 청해부대 제34진 장병들을 태운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가 19일 오후 아프리카 현지 부대 작전지역 인접국가 소재 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21.7.1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해외파병 중이던 청해부대 장병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발병 사태에 따른 파장이 커지면서 군과 보건당국 간 '책임 떠넘기기'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방부는 그동안 청해부대 제34진처럼 이미 해외에 나가 있는 장병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문제를 질병관리청 등 관계당국과 협의했으나, 그 취급이 여의치 않아 보류했단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질병청이 19일 정은경 청장의 브리핑에서 이 같은 국방부 설명을 사실상 부인한 것이다.

정 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이 파병 이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데 대한 질문에 "비행기를 통해 백신을 보내야 하고, 백신 유통 등이 어렵다고 판단해 공급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 부분은 배에서 접종할 때의 안전성 등도 종합적으로 판단해 검토·결정할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코로나19 백신 국내 보유분을 청해부대 등 파병부대 장병들에게 접종하기 위해 해외로 반출하는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가 아직 (국방부와) 세부적으로 논의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청장은 특히 "제약사와 협의하면 군인에 접종할 백신을 (해외로) 보내는 건 문제가 없을 것 같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 청장의 이 같은 브리핑 내용은 "해외파병 장병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문제를 질병청 등 당국과 논의했으나 현실적으로 곤란하다고 판단했다"거나 "국내에 백신을 공급하는 제약사 등과의 계약문제 때문에 해외반출이 쉽지 않다"던 군 관계자들의 설명과 거리가 있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국방부는 이날 오후 "질병청과 올 2~3월 해외파병부대 등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과 관련해 구두로 협의한 바 있다"면서 "백신 해외이송 및 접종 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해외체류 장병에 대한 백신접종을 추진하는 건 어려움이 많다고 판단했다"고 거듭 밝혔다.

다만 국방부는 "당시 (질병청과) 청해부대 파병장병 접종을 특정해 협의한 건 아니다"면서 '세부적 논의가 없었다'는 정 청장의 이날 브리핑 내용은 "국방부와의 구두협의 이후 청해부대에 대한 세부적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결국 국방부와 질병청이 앞서 해외파병 장병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문제에 관한 구두협의를 진행하긴 했으나, 일련의 문제점이 지적된 뒤론 후속 논의를 이어가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청해부대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과 중동 오만만 등지에서 우리 선박 등의 운항을 보호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해외파병부대다.

이 부대 34진 장병 301명은 올 2월 초 해군 구축함 '문무대왕함'을 타고 아덴만으로 떠났으나 당시엔 국내 코로나19 백신 수급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아 모두 백신을 맞지 못한 채 임무에 투입돼야 했다.

그러던 중 최근 이 부대에선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환자가 급증해 부대원 전원이 이날 오후 조기 귀국길에 올랐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으로 부대원 301명 가운데 코로나19 확진자는 247명(약 82.1%)에 이른다.

이와 관련 군 안팎에선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의 임무가 시작된 이후에라도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