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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서 발 뺀 美, 북중 '집중도' 높일까…"美 여력 생겼다"
아프간서 발 뺀 美, 북중 '집중도' 높일까…"美 여력 생겼다"
  • 정치·행정팀
  • 승인 2021.08.1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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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사태로 대내외적인 비판에 직면했지만 대중 견제에 집중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아프간과 국경을 접한 중국이 과제를 떠안게 됐고 미국으로서는 대중 견제 '카드'를 하나 더 확보하게 됐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아프간 철군에 따른) 나의 결정이 비판받을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아프간 정부군이 포기한 전쟁에서 미군이 희생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그는 미국의 국익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번 아프간 사태를 두고 '미국의 리더십에 흠집이 갔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현재 거세지만, 동시에 아프간 철군이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 때부터 '숙원사업'이었던 만큼 바이든 대통령이 총대를 맺다는 평가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아프간 철수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 합의가 됐던 사안"이라며 "그 이전부터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억지로 파병 유지, 병력 충원을 했던 측면이 있다. 누군가 손절을 해야 했던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2월 탈레반과 평화조약을 맺으면서 지난 5월1일까지 아프간 주둔군을 철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 교수는 미국에 대한 비판도 있지만 동시에 중국이 안게 될 부담감이 더 커졌다고 진단하며 "미국은 귀신들이다. 자신들이 아프간에서 빠지면 부담은 가지겠지만 오히려 그간 프리라이더(무임승차)로 있던 나라들이 더욱 골치 아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과 중국 신장위구르를 잇는 와한 회랑 지대에 주목하며 "미국이라는 필터가 없어진 상황에서 신장 쪽에 '버티니까 독립을 얻었다'는 메시지가 유입되기 시작하면 자칫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중국 입장에서는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탈레반과 신장위구르족 모두 이슬람 수니파다. 특히 탈레반 세력 확장이 신장 지역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이슬람 테러단체 동투르키스탄이슬람운동(ETIM)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중국도 이미 사전 단속에 나선 모양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지난달 28일 '탈레반 2인자'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를 중국에서 만나 "탈레반이 모든 테러 단체와 철저히 선을 긋고 지역의 안전과 발전 협력을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하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했다는 소식이 신장 쪽이나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의 귀에 이미 들어갔을 것"이라며 "형제, 수니파 등을 언급하며 이들이 고무 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그들이 일을 저지르도록 부추기는 세력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현재 제일 난처한 것은 중국"이라며 "국경 안정이 사회주의 체제 안정의 주요 사안 중 하나인데 미얀마에 이어 아프간까지 주변이 불안정하면 남중국해, 동중국해, 미국을 대응하는 것보다 최우선적으로 국경 안정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이슬람 원리주의자들과 위구르 무장 세력들과 연계되면 폭발력이 클 것"이라며 "그중에서도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의 안전성과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중 견제에 더욱 집중도를 높이며 동북아시아 불안 요인 중 하나인 북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접근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임재천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북미대화는 북한이 움직여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다만 이번 아프간 철군 이후 미국이 중국 사안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 만큼, 북한의 대화 복귀, 비핵화 협상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할 수 있는 여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