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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한미훈련 중 ‘항행경보’ 발령…도발 임박? 떠보기?
北, 한미훈련 중 ‘항행경보’ 발령…도발 임박? 떠보기?
  • 정치·행정팀
  • 승인 2021.08.20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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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김일성사적관. 2021.8.16/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북한이 올 후반기 한미연합군사훈련 시작에 맞춰 동해상에 항행경보를 발령했던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군은 일단 지난달 시작된 '북한군 하계훈련'의 일환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각에선 이번 한미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북한의 무력도발이 임박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올 후반기 한미 연합지휘소연습(21-2-CCPT) 개시를 하루 앞둔 지난 15일 동해상에 항행경보를 발령했다.

'항행경보'란 해상 사격훈련이나 해난사고, 해저케이블 공사 등 위험요인이 있을 때 주변을 지날 예정인 선박들에 무선통신을 통해 미리 알리는 것으로서 대개 국제해사기구(IMO) 및 국제수로기구(IHO)가 만든 세계항행경보시스템(WWNWS)을 통해 전파된다. 북한에선 조선수로국이 항행경보 발령·전파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해를 포함한 서태평양 일대 국가들의 항행경보는 이 구역(NAVAREA XI)의 조정기관인 일본 해상보안청에서 취합해 '항행구역 경보'(NAVAREA Navigational Warnings)란 이름으로 이 구역과 인접 구역을 지나는 모든 선박들에 전파된다.

 

 

 

 

 

북한이 지난 3월25일 함경남도 함주 일대에서 동해 방향으로 '신형전술유도탄'을 발사했다. (조선중앙TV 캡처) © 뉴스1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부터 동해 동북방에 '미사일 발사'와 관련된 항행구역 경보가 발령돼 있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북한과의 연관성 여부가 주목됐다.

북한은 이번 한미훈련 시작에 앞서 지난 1일과 10일·11일 등 3차례에 걸쳐 이번 한미훈련 실시계획을 비난하는 내용의 담화를 냈다.

특히 11일엔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장 명의 담화에서 "(남한 당국)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강력 경고해 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그러나 우리 군 관계자는 현재 동해 동북방 해상에 발령돼 있는 일본 해상보안청의 미사일 발사 관련 항행구역 경보는 "러시아의 요청으로 발령된 것"이라며 "북한이 통보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실제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러시아군 극동관구사령부는 최근까지 사할린 등지에서 기갑·포병부대 등이 참가한 하계훈련을 실시했다. 또 하바롭스크에선 S-400 지대공미사일을 동원한 방공훈련이 진행되기도 했다.

 

 

 

 

 

 

 

경기도 평택 소재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의 군용 차량들. 2021.8.10/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그러나 다른 일각에선 러시아 측이 북한의 미사일 등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항행경보를 발령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과거 일본의 경우 북한의 요청이나 통보가 없는 상태에서 동해상의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청취한 북한 측 무선교신 내용 등을 바탕으로 항행경보를 발령한 사례가 있다.

지난 15일 이후 미군 정찰자산도 한반도 상공에 잇따라 전개된 것도 북한 내 특이동향 여부를 추적·감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항공기 추적 전문사이트 레이더박스에 따르면 15~16일엔 미 공군 지상작전관제기 E-8C '조인트스타스'가 서해 상공을 날았고, 17~18일엔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가 서해 및 경기·강원도 상공을 수차례 왕복 비행했다. '조인트스타스'는 18일에도 이 일대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북한군 동향에 대해 "현재 하계훈련을 지속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한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면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 군은 16일부터 21-2-CCPT을 실시 중이다. CCPT는 컴퓨터 시뮬레이션(모의실험) 방식의 도상훈련(CPX)으로서 한미 양국 군의 야외 실기동훈련(FTX)은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