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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위드 코로나'의 길…롤모델 싱가포르 “확진자 보고 않겠다”
'K-위드 코로나'의 길…롤모델 싱가포르 “확진자 보고 않겠다”
  • 사회팀
  • 승인 2021.09.10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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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with 코로나 대응, 방역체계 개편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9.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공존하며 '점진적 일상회복'을 모색하는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에 앞서 위드 코로나를 시행 중인 해외의 성공과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우리 현실에 가장 적합한 방식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영국처럼 하루아침에 규제를 푼 국가도 있는가 하면, 싱가포르처럼 일정 수준으로 접종률이 오른 뒤 완화 방침을 내놓겠다면서 마스크 착용 의무 등을 고수한 국가도 있다. 우리 정부는 여러 사례를 분석 중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접종률을 높인 뒤, 방역 완화 방안은 점진적으로 발표해야 한다"는 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완료율이 70%대에 오른 뒤에 '위드 코로나'를 점진적으로 추진한 싱가포르 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한순간에 마스크 벗긴 영국·이스라엘, 방역-일상 균형 고려한 싱가포르

방역 당국은 앞서 '위드 코로나'를 진행 중인 국가들과는 다른 '한국형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 사용 자체를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와 일상의 공존을 의미한다. 싱가포르와 영국 그리고 이스라엘이 앞장서 코로나와 공존을 선언했고 미국이 뒤따른 데다 아일랜드와 호주, 덴마크까지 위드 코로나를 예고했다.

영국은 지난 7월 '자유의 날'을 선포하고 사적모임 인원과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제한을 모두 없앴고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치도 해제했다. 이스라엘도 마스크 착용 지침을 해제했고 공공장소 출입 및 수용인원 제한 등 최소한의 규제만 활용하고 있다. 영국과 이스라엘은 해제 당시 접종 완료율이 53%, 58.6%이었다.

그러나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최근 1주간(8월 30일~9월 5일) 전 세계 코로나19 발생은 지난주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위드 코로나를 택한 영국과 이스라엘에서 발생 비율이 늘고 있다.

영국은 최근 주간 일평균 입원환자 수가 938명(8월 22일~28일)으로 844명(8월 8일~14일), 769명(7월 25일~31일) 대비 완만하게 증가하며 85세 이상 인구에서 높은 입원율(8월4주, 10만 명당 33.75명)을 보고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일 일일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1만1316명 발생했고 최근 한 달 발생 중 20세 미만은 43.5%, 위중증 환자는 60세 이상에서 73%의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방대본은 "전 세계적으로 델타변이로 인해 높은 발생이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100만명당 주간 확진자는 229명인데 영국은 3634명, 이스라엘은 7268명을 기록했다. 100만명당 주간 사망자가 우리나라는 0.8명으로 지난주보다 감소했지만 이스라엘은 21명, 영국은 11.7명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에 반해 싱가포르는 접종완료율 67%를 기록할 때 완화 조치를 택했다. 5인 이상 사적모임을 허용하고 500명 이상의 행사를 허가하는 등 봉쇄 강도를 크게 낮췄지만, 마스크 착용 의무와 영업시간 제한 규제를 두고 있었다. 접종 완료율이 80%대로 올라야 추가적인 완화 방침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었다.

싱가포르는 접종완료율이 충분 조건인 80%를 넘겼고 확진자가 늘어도, 중증환자는 크게 늘고 있지 않다는 판단에 '위드 코로나'를 8일(현지시간) 공식화했다. 완료율이 81%로 인구 100만명 이상인 국가 중 세계에서 가장 높다.

블룸버그 통신은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보건복지부가 일일 확진자 보고에 집중하던 전략을 바꿔 중증환자 발생과 병원 수용능력 보고에 집중하겠다는 성명을 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 언론들은 8일 일일확진자가 347명, 이 중 지역사회 감염은 329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중환자는 23명, 중환자실에 입원한 위독환자는 6명으로 지난주와 같았다고 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제 현재 우리의 위드 코로나 전략으로 볼 때 일일 확진자수는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관련 없는 일반 감염 사례 수치를 더는 보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코로나19 상황 및 정보 업데이트 브리핑도 하루 2회에서 1회로 축소할 계획이다.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현재 코로나19와의 전투에서 매우 다른 단계에 와 있다"며 "변화된 보고는 병원의 수용능력 등 중요한 문제들을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보건부는 이달 말 방역 조치를 대부분 완화할 계획이다.

영국과 이스라엘 그리고 싱가포르 사례를 보면 '위드 코로나'로 가는 속도가 각각 달랐다. 영국과 이스라엘은 단시간 내 급진적으로 완화했지만, 싱가포르는 확산세 대비 방역과 일상이 균형을 이루도록 신중히 완화했다.

현재로선 영국과 이스라엘은 델타 변이 확산과 돌파감염 사례마저 늘어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지만, 싱가포르는 비교적 상황을 안정적으로 통제하는 셈이다.

 

 

 

정부가 6일부터 수도권 식당·카페 등의 영업시간이 1시간 확대하고 2차 백신접종 완료자를 포함해 최대 6인 모임을 허용했다. . 2021.9.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전문가들 "접종완료율 70% 또는 80%는 넘겨야…점진적으로 완화해야"

그럼 우리나라는 '위드 코로나'를 언제,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반드시 접종률이 높은 상황에, 점진적으로 방역 수칙 완화를 검토할 수 있겠다"고 입을 모았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접종 완료율이 70%대는 넘겼을 때, 싱가포르처럼 방역 완화를 고민해야 한다. 영국, 이스라엘, 미국을 보면 완료율이 50%를 넘긴 채 완화했더니 확산세가 되살아났다. 델타 변이의 무서운 전파력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도권에서는 개인 간 접촉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확산세가 이어질 것이다. 접종률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에 차츰 위드 코로나를 고민해야 한다"며 "먹는 치료제도 나왔을 때, 위드 코로나의 전환이 가능하다. 완전히 푸는 건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 교수는 "접종률이 80%은 돼야 위드 코로나를 고민할 수 있겠다. 이후, 국민 불편은 크지만 방역적 효과가 떨어지는 것들부터 해제해 가야 한다"며 "확진자와 중환자 증가를 대비한 현실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특정 시점을 기준으로 한 완화는 위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위드 코로나로 가야 하는 건 맞는데, 언제 어떻게 가야 할지가 문제"라며 "추석을 기점으로 일부 조치를 완화하는 건 바람직하다고 본다. 하지만 국민들이 예상할 만큼 사전에 상황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위드 코로나라는 용어 자체에 거부감이 크다. 아직 개념 자체도 모호한데다 마치 '방역 폐기'로 비춰지면서 방역적 긴장감을 유지하며 유행 규모를 줄여가려는 정부 의도와는 상반된다는 이유에서다. 대신 10월 말~11월 초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6일 정례 백브리핑에서 "방역적 긴장감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라며 "단계적으로 일상 회복에 나서려면 9월 한 달 유행 규모가 안정화하는 전제조건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도 지난 7일 정례브리핑에서 "접종률이 상당히 높은 나라에서도 마스크 착용이나 거리두기의 일정 수준은 유지되고 있다. 덕분에 환자 발생이 억제되고 있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우리나라도 똑같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민적인 합의와 또는 방역적 현실성 사이에서 (규제 완화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