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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물가 걱정·산업부는 적자 걱정…공공요금 부처간 '충돌'
기재부는 물가 걱정·산업부는 적자 걱정…공공요금 부처간 '충돌'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10.0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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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도시가스 요금 인하를 예고한 가운데 30일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가에 도시가스 개량기가 설치돼 있다. 정부는 최근 유가하락 등으로 인한 원료비 하락에 따라 내달 1일부터 도시가스 요금을 평균 13.1% 낮춘다고 29일 밝혔다. 용도별 가스요금 인하율은 '주택용' 11.2%, '일반용' 12.7%, '산업용'이 15.3%다. 2020.6.30/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기획재정부가 연말까지 가스료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는 '연내 가스요금 인상을 검토 중'이란 입장을 피력하면서, 공공요금 인상을 두고 물가관리·에너지 주무부처간 엇박자를 내고 있다.

1일 관가에 따르면, 산업부 관계자는 전날(3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료비 인상이 계속되고 있고, 누적 압박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물가당국과) 요금 인상에 대해 다시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연내 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배제하고 있지 않다"며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생각보다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 (정부가) 감당할 수 있는 것인지의 폭을 보며 (인상)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기재부는 29일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물가 안정을 이유로 가스요금을 비롯한 공공요금을 연말까지 최대한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재부는 지방자치단체에도 교통과 수도요금 인상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같은 기재부의 '공공요금 연내 인상' 제동에도 불구하고 하루 만에 산업부가 가스요금 연내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두 부처의 분명한 입장차가 드러났다는 관측이다.

관가와 업계에선 도시가스의 원료인 LNG 수입가격이 지난해 7월 이후 70%가까이 치솟는 등 인상요인이 큰 만큼, 에너지 당국인 산업부가 더 이상 '동결'하기 어렵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이날 산업부 관계자는 "전체 물가차원에서 감당할 필요가 있지만, 가스나 전기요금은 결국 본인이 부담해야 된다. 누가 (사용분을) 대신해주질 않는다"며 "오히려 누적이 되면 부작용이 생기기 때문에 상황을 봐서 (물가당국과) 인상을 협의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스요금의 경우 이미 지난해 7월부터 동결돼 왔다. 치솟는 원료비에도 동결을 이어갈 경우, 가스공사 등의 재무 상황에도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에 에너지당국은 이를 신경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물가 관리에 나서야 하는 기재부로선 4분기 전기요금도 인상된데다 가스요금까지 오를 경우 국민 부담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연쇄 인상'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데다, 특히 물가가 5개월째 2%대로 뛰는 상황에서 '2% 이내 관리' 목표를 어떻게든 달성하기 위해선 공공요금 동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두 부처간 명확한 입장차가 엇갈리는 가운데 산업부가 한 차례 인상된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내비치면서 기재부가 '연내 공공요금 동결' 방침을 고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가의 변동사항은 즉각 반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쌓이고 쌓이면 결국 (한꺼번에 인상돼) 더 부담"이라며 원가 상승분을 자동으로 고려해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원가연계형 요금제'의 기본 취지에 충실해야 할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