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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 유통가 전체로 확산 "연말까진 버틸 수 있지만…"
'요소수 대란' 유통가 전체로 확산 "연말까진 버틸 수 있지만…"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11.0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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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수급이 불안정해진 가운데 8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내 한 주유소에 요소수 재고 없음을 알리는 안내문이 부착돼 있다. 이날 정부는 매점매석을 막고 폭리를 취하는 행위를 금지하기 위해 '요소·요소수에 대한 매점매석을 금지하는 고시'를 시행했다. 2021.11.8/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요소수 사태 파장이 유통업계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온라인 장보기 업체는 연말 '물류대란' 초읽기에 들어갔고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비상 대책 마련에 나섰다.

올해 연말이면 대형마트부터 쿠팡·SSG닷컴·마켓컬리가 확보한 요소수 물량 대부분을 소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송 차량을 단기간에 전기·수소차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다. 업계에선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의 요소수 수입 결정을 기다리는 것 외에는 뾰족한 해법이 없어 사태 수습까지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계속되면서 물류업계가 타격을 받으며 택배업계까지 영향이 끼칠 것으로 우려된다.4일 서울 송파구 복합물류센터에서 작업을 앞둔 택배 배송 차량. 2021.11.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요소수 두 달치 뿐"…물류대란 시한폭탄 초읽기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이커머스·편의점·프랜차이즈·배송업체 포함한 유통·물류 업계가 요소수 대란에 비상이 걸렸다.

요소수는 경유 차량에 연료와 별도로 주입하는 촉매제다. 경유 차에서 발생하는 질소 산화물을 물과 질소로 분해해 매연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그동안 요소수 원료 98%가량을 중국 수입에 의존하다 최근 수출 제한으로 국내에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2015년 국내 배기가스 배출 규제로 유로6를 적용한 이후 등록한 디젤차는 선택적환원촉매장치(SCR)를 의무적으로 부착하고 요소수를 사용해야한다.

유통산업 중에선 신선식품 배송 시장에 가장 먼저 빨간불이 켜졌다. 택배 차량은 지역 터미널이나 대리점에서 현관 앞까지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핵심 수단인데다 코로나19 이후 새벽·당일 배송 수요가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쿠팡과 컬리와 같이 직접 배송차량을 보유한 업체는 올해 연말을 고비로 예측하고 있다. 컬리 관계자는 "최근 직고용 기사님들께 연말까지 제공할 수 있는 요소수 분량을 확보했다"며 "당분간 운영에는 지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 운송사가 고용한 택배기사 인프라를 활용 중인 SSG닷컴은 각 운송사별 수요를 파악하고 요소수 물량 확보를 요청 중이다. SSG닷컴 관계자는 "운송사를 통해서 운영하는 택배 차량 중 일부만 요소수를 사용하고 있다"며 "기사님들이 요소수를 구매할 수 있도록 운송사를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약 2~3개월치 요소수 물량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전체 물류 차량 중 10%가량이 요소수가 필수인 차량"이라며 "현재 2~3개월치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물류운영을 정상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면서도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장기화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물류운영사와 요소수 확보 등 대책 마련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는 택배 차량을 운행하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요소수 지원에 나섰다. 현재 CU는 약 2개월치 요소수 물량 확보와 함께 지역별 지정 주유소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요소수를 주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GS25도 요소수 지원 방안 검토에 돌입했고 택배 차량이 요소수를 구매할 수 있는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요소수 파동은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여파가 번졌다. 한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는 최근 물류 차량 섭외가 더 어려워지면서 전국 가맹점으로 식재료 배송 일정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 여파로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8일 오후 울산시의 한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에 화물차들이 요소수를 넣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수입 요소수 물량 턱없이 부족"…콜드체인 전기차 도입도 '난색'

앞서 정부가 이번 주 호주로부터 요소수 2만ℓ를 긴급 수입하기로 결정했지만 물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통상 1톤 디젤 택배차량의 경우 요소수를 최대 14ℓ까지 주입할 수 있다. 14ℓ는 약 5000㎞를 달릴 수 있는 양이다. 부산 지역 택배기사 A씨는 "5000㎞는 약 두 달간 택배 차량을 운행하면 누적되는 거리"라고 설명했다. 요소수 2만ℓ는 택배 차량 약 1400대가 올해 연말까지 운행할 수 있는 물량인 셈이다.

전기차와 수소차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지만 이 마저도 상황이 여의치 않다. 신선식품 배송 핵심인 '콜드체인'(저온유통 기술)을 적용하기에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택배 차량에 정온을 유지하는 기술이 상당한 전력을 소모해 배터리 용량 문제가 발생한다"며 "배송기사에게는 시간이 곧 돈인데 충전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 디젤 차량보다 장점이 없다는게 문제"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전기차 사용이 확대되겠지만 당장 요소수 때문에 전기차로 바꾸도록 기사님을 유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한 논의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한편 현재 SSG닷컴은 콜드체인이 가능한 전기 배송차 10대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쿠팡은 대구 지역에서 전기차 시범 운영에 나서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이달부터 당일배송 차량 30%가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고 다음 달까지 60%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