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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부담' 넣으면 체감물가 5%대…세수확보 어려워 안넣나?
'집값부담' 넣으면 체감물가 5%대…세수확보 어려워 안넣나?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11.1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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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강남구 일대 아파트 단지의 모습. 2021.11.3/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기획재정부가 물가지표상의 주거비 비중을 축소하거나 배제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집값 대신 반영한 전월세통계 대상이 수도권의 경우 160가구에 불과하고, 전체 주택 점유의 58%인 자가주거비 부담은 물가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오히려 자가주거비를 물가에 반영해 집값 등 서민 물가급등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려는 한국은행에게 더 많은 권한을 주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수도권 160가구로 '전월세'값 책정, 체감 낮은 '물가상승률' 양산

15일 정부와 국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3.2%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가 3%대의 상승률을 나타낸 것은 2012년 2월(3.0%) 이후 처음이다. 상승폭으론 2012년 1월(3.3%) 이후 9년9개월 만의 최대치다.

이마저도 최근까지 급등한 집값 상승분이 거의 반영돼 있지 않다. 집값이 급등할 때 오른 집값과 비례해 전·월세금도 같이 상승했다는 이유다.

하지만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기재부 물가 속 '전월세' 통계는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를테면 기재부는 전국을 38개 권역으로 나눠 전월세가격지수를 산정하는데, 이중 서울은 1879가구에 불과하다. 2년 즉 24개월에 1번씩 계약을 갱신하거나 종료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달 전셋값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는 가구는 24분의 1인 78가구다.

경기와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로도 전월세가격 변동을 책정할 수 있는 지표가 158가구에 불과하다. 과소 집계가 통계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기재부가 발표한 9월 전셋값 상승률(2.4%)은 민간지표인 KB국민은행(11.4%)보다 9%포인트(p)나 차이 난다.

정부 안팎에선 기재부가 상승폭이 큰 집값의 적극적인 물가 반영을 꺼려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은과 함께 물가를 관리하는 기재부의 입장에선 올해 집값 상승분이 물가에 전부 반영되면 당장 인플레이션에 대한 비상정책을 펼쳐야 한다. 전문가들은 3.2% 수준인 10월 물가에 집값상승분을 반영하면 이미 5%에 육박한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9월까지 물가가 6개월 연속 2%대를 기록했는데, 집값을 반영해 4%대였다면, 가계대출을 상반기부터 조절해 부동산시장의 유동성 유입을 막았을 것"이라며 "결국 상반기에 가계대출 목표치를 거의 대부분 내어주면서 소비자만 힘들게 됐는데, 여기엔 주거부담 상승이 정확히 반영되지 않은 물가지표 관리도 한몫했다"고 꼬집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월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기획재정부·한국은행 등에 대한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인사 나누고 있다. 2021.10.2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체감도 높은 '자가주거비' 애써 외면? 기재부 '정책상충' 딜레마

기재부의 이런 경향은 앞서 <뉴스1> 보도에 대한 해명에도 잘 드러난다. 기재부는 9월12일 '집값급등에 궁핍한 살림, 물가지표론 못본다?…집값포함 물가 4.6%대'라는 보도에 대해 해명자료에서 "집값은 자산적인 성격이 강하고 소비자물가지수의 조사대상으로 포함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물가에 주택 등 자본재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국제노동기구(CPI) 매뉴얼을 근거로 들었다.

당시 기재부가 인용한 국제노동기구(CPI)가 줄곧 집값상승분을 훨씬 정확히 반영하는 '자가주거비'를 물가지표에 포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자가주거비는 단순 임대료와 달리 자가주택을 유지하거나 자가주택처럼 주거형태를 유지할 경우 발생하는 모든 비용이라, 전월세 상승률보다 훨씬 뚜렷하게 주거부담을 반영할 수 있다. 또 전월세 상승률만 반영하는 현행 물가지표와 달리 전체 주택 점유의 3분의 2수준인 '자가 주거' 가구의 물가부담까지 정확히 반영한다는 장점도 있다.

기재부는 이런 지적에도 기존의 물가통계의 유지를 고집하고 있다. 또 자가주거비를 국내 물가에 반영하고 있지 않아도 보조지표로 작성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이 역시 기재부 전셋값 통계를 윤색한 수준이라 전문가들은 기재부가 관리하는 전셋값과 자가주거비 모두 체감도 높은 새로운 기준으로 손질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국회 관계자는 "기재부의 경우, 물가지표가 급등해 이를 관리하는 정책도구가 모두 경제성장률과 세수확보에 나쁜 영향을 끼치는 딜레마가 있다"며 "차라리 상반된 책무가 없는 한은에게 물가관리나 지표 관리의 권한을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