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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이재명 예산' 두고 충돌…與·李 '기재부 국조·해체' 엄포까지
당정, '이재명 예산' 두고 충돌…與·李 '기재부 국조·해체' 엄포까지
  • 정치·행정팀
  • 승인 2021.11.17 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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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1.16/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추진하는 전 국민 대상 '일상회복 방역지원금'을 두고 민주당과 정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여당 지도부발 국정조사가 나왔고, 정책위에서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올해 세수 초과액이 당초 7월 정부가 예상했던 31조원보다 훨씬 많은 50조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세수 총액의 15% 정도를 틀리고 있는 것인데,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초과 세수를 과소 추계한) 의도가 있었다면 국정조사라도 해야 될 그런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곧이어 원내대책회의에서도 "지금이라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국민께 사과하고 반성하라"며 전 국민 대상 지원금 지급에 부정적인 홍 부총리를 거세게 압박했다.

윤 원내대표가 라디오 인터뷰 자리까지 나서 홍 부총리를 몰아붙인 이 날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내년도 정부 예산안 감액 심사가 시작된 날이기도 하다.

이 후보의 의지가 강한 지원금 예산을 관철해야 하는 만큼 선제적으로 정부 기선 제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혹여 정부 반발에 부딪혀 후보의 주장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향후 민생 정책 행보에 명분이 퇴색되는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렸다. 기저에는 정부와의 충돌로 짜여지는 '문재인 정부 차별화' 프레임으로 지지부진한 지지율 국면을 돌파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다만 민주당 관계자는 17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민생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자는 것인데도 무조건 불가능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기재부에 대한 비판으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기재부는 이날 오후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윤 원내대표의 주장을 곧바로 반박했다.

기재부는 "예상보다 강한 경제 회복세와 자산시장 요인으로 추경예산(314조3000억원) 대비 약 19조원 규모의 초과 세수가 전망된다"며 "이러한 전망치는 지난주 대통령께 보고드렸고, 지난 15일 여당에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도적인 세수 과소 추계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렇게 하지도 않았다는 점을 명료하게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영상 국무회의에 대화를 나누며 참석하고 있다. 2021.11.16/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정부 핵심 인사들은 대체로 신중론을 펴고 있다.

우선 홍 부총리는 여전히 피해가 큰 계층에 좀 더 폭넓은 지원을 해야 하는 것이 옳다며 이 후보와 민주당의 방역지원금 방침에 거듭 난색을 보이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 역시 지난 12일 한 인터뷰에서 "세수가 좀 더 들어왔다고 돈이 남아돈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라며 이 후보와 민주당의 행보에 우려를 드러냈다. 다른 정부 인사인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도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부총리 설득보다 여야가 논의를 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 수석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서는 "우리 입장은 원칙적으로 (당정청이 협의해 만든 기존 예산안을) 유지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이렇게 장내·외 채널을 통해 당정 간 이견이 지속적으로 표출되면서 절충안 도출 가능성 또한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일단 당이 '국정조사'까지 거론하며 완강한 입장을 보이는 데다 정부는 물론 야당 역시 일제히 반발하고 있어 당분간 예산 정국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재원 마련 방법에 대해 "올해 남은 19조원을 쓰는 추경을 이론적으로 할 수 있다"며 "대선 전 내년 2월에도 추경을 짤 수 있고, 대선 후에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거듭 방역지원금에 대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예산안 심사에 나서는 당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조정소위 의원들과 오찬을 주도하고, 의원들에게 '민생 예산을 잘 챙겨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전하며 내부 단결에 공을 들였다.

이 후보의 홍 부총리에 대한 비판 수위는 연일 높아지고 있다.

이 후보는 전날 증액을 주장해온 지역화폐 예산이 줄어든 것에 대해 "만행에 가까운 예산 편성"이라며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했다.

그러면서 "홍 부총리를 포함한 정책 결정 집행자들이 따뜻한 방안 책상에서 정책 결정을 한다"며 "기재부를 해체하라는 얘기도 나온다"며 홍 부총리를 코너에 몰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