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1-12-09 07:53 (목)
"그동안 대출로 버텼는데"…금리인상 '초읽기'에 中企 "어쩌나"
"그동안 대출로 버텼는데"…금리인상 '초읽기'에 中企 "어쩌나"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11.23 07:4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5일 서울 중구의 한 은행 대출창구 모습. 2021.9.15/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25일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소기업들의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를 대출로 버텨온 중소기업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어서 금리 인상은 이들에게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금리 인상으로 이자를 못 내는 중소기업이 늘어날 경우 대출 자체를 축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큰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버틸 수 있는 중소기업도 연쇄 도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온다.

◇대출 의존도 최고조 이른 中企…"금리 인상 시 체감 더 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현행 연 0.75% 수준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1~2주 안에 조정된 기준금리에 운영마진 등을 붙여 대출 이자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은행의 기업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폭(0.25%포인트)보다 큰 0.30~0.55%포인트 수준으로 이뤄진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0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기준 은행권의 기업대출 잔액은 전월 말 대비 10조원3000억원 증가한 105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0월 증가액 기준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4년 이후 가장 큰 폭이다.

특히 중소기업은 기업대출 증가분 중 8조원을 차지했고, 전체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 중 881조원도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에 집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 말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815조원이었음을 고려하면 국내 중소기업들이 은행 대출에 의존해서 버티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가 오른다고해서 당장 대출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지만, 중소기업 중에서도 소상공인의 더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연구용역 결과물인 '금리 인상의 영향과 향후 중소기업 지원정책 방향'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1%p 오를 경우 중소기업이 부담하는 영업이익 대비 이자비용이 8.45%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소기업은 지난해 표본 기준 영업이익의 약 63%를 이자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는데, 기준금리 1%p 상승 시 이자비용은 영업이익의 72%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구진은 "물가상승과 금리 인상의 영향은 동 연구용역의 표본에 포함되지 않은 비외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의 한 가게에 붙어있는 임대 안내. 2021.10.31/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금리도 걱정이지만…中企 대출 조이면 답 없는데"

중소기업들은 금리인상으로 늘어날 비용 부담에 대한 걱정뿐만 아니라 기업대출 조이기까지 걱정하고 있다.

지난 10월을 기점으로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1059조원)은 가계대출 잔액(1057조원)을 넘어선 만큼 정부가 당장 강도 높게 조이지는 못하더라도, 공급을 최소화하는 등의 조치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부로서도 이른바 '대출 백신'으로 연명하고 있던 기업이 늘어나는 '폭탄 돌리기'를 최대한 경계할 수밖에 없다.

실제 한은이 지난해 말 기준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1244개 중소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취약기업'은 633곳(50.9%)이었다. 한은 분석 결과 취약 중소기업 비중은 2016년 처음 40% 선을 넘어선 뒤 2017년 43.2%, 2018년 46%, 2019년 49.7%로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중소기업 대출을 무리하게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로서도 중소기업 대출이 큰 딜레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부동산 투자나 '영끌' 등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은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운영자금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줄이기가 쉽지 않다"며 "3월이면 대출 만기가 돌아올텐데, 분류가 필요해 보인다. 예컨대 기술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 등에는 대출을 계속 해줘야하지만, 오랜기간 운영을 했는데 계속 적자인 기업에는 계속 대출을 해줄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에 해주는 대출을 급격하게 줄이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