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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꼭 해야 한다" 아쉬워한 차별금지법…이재명은 '신중'
대통령이 "꼭 해야 한다" 아쉬워한 차별금지법…이재명은 '신중'
  • 정치·행정팀
  • 승인 2021.11.26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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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11.25/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차별금지법(평등법)에 대해 "우리가 인권선진국이 되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과제"라고 밝힌 배경에는 진보정권으로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확실히 힘을 싣지 못한 아쉬움이 짙게 배어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설립 20주년 기념식'에서 축사를 통해 "20년 전 우리는 인권이나 차별금지에 관한 기본법을 만들지 못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이라는 기구법 안에 인권규범을 담는 한계가 있었다"고 언급하며 이를 향후 '꼭 해야 할 과제'라고 짚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2007년 12월 노무현 정부에서 국가인권위원회 권고에 따라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제출했다. 하지만 당시 17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고 그 뒤에도 여러 차례 의원 입법이 시도됐으나 모두 국회 임기 만료나 법안 철회로 무산됐다.

문 대통령은 2012년 대선 땐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하고 동성커플의 사회적 의무와 권리에 대한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자고 했었다.

하지만 2017년 대선에 나섰을 땐 "동성애나 동성혼을 위해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거나 "국가인권위원회법에 이미 법제화 돼 있다"며 법 제정에 신중한 쪽으로 선회했다.

다만 "여기서 우리가 한 단계 나아간다면 동성혼을 합법화하는 것"이라는 정도까지는 언급했으나 방송토론에서는 다시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뜻을 밝혀 성소수자 단체 등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26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차담을 위해 상춘재로 향하며 대화하고 있다. 2021.10.26/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는 차별금지법에 있어 특별한 입장을 내놓은 적이 없다.

문 대통령 취임 후 첫 공개 언급이었던 이날 차별금지법 발언은 이달 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밝힌 '속도조절론'과는 배치된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한국교회총연합회 관계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차별금지법 입법 움직임에 대해 "일방통행식 입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집권 여당 대선 후보의 이런 신중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뒤늦게나마 차별금지법에 힘을 보탠 것은 차별금지법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함께 임기를 불과 5개월여 남긴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진전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선거를 염두에 둔 후보와 진보적 가치를 끝까지 구현해내고 싶은 현 대통령 간 메시지 차이는 있지 않겠나"라며 "차별금지법은 '진보정권과 보수정권이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할 때마다 나오는 이슈인 만큼 (진보정권 대통령으로서) 본인의 의지를 내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