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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없어서 집값 산정 불가"…물 건너간 '재초환' 연내 환수
"거래 없어서 집값 산정 불가"…물 건너간 '재초환' 연내 환수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12.2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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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한 아파트 단지의 모습. © News1 김진환 기자

이르면 연말부터 진행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재초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해당 단지들의 거래량이 적어 재건축 종료 시점(준공인가) 집값 산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재초환은 재건축으로 조합원이 얻은 이익이 인근 집값 상승분과 비용 등을 빼고 1인당 평균 3000만원을 넘을 경우 초과 금액의 10~50%를 부담금으로 환수하는 제도다. 지난 2006년 시행됐으나, 주택시장 침체 등의 이유로 2013~2017년 유예됐다가 2018년 1월부터 다시 시행됐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월 재초환 제도 부활 이후 연말께 징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던 재초환 단지들의 재건축부담금 징수가 내년 상반기로 미뤄졌다.

그동안 첫 징수 단지 후보로 유력했던 곳은 은평구의 서해그랑블(구 연희빌라)이다. 지난 5월 준공 인가를 받고 6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단지는 앞서 2018년 7월 당시 구청으로부터 5억6000만원(1인당 770만원)을 재건축부담금 예정액으로 통보받았다.

재초환 제도에 따르면 재건축부담금 산정은 준공인가일로부터 5개월 이내에 이뤄져야 한다. 늦어도 10월께 최종 부담금 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준공인가 당시 집값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변수가 생겼다. 단지 가구 수가 총 146가구로 워낙 적은 탓에 실거래가 별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산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은평구청 관계자는 "지난 6월께 한국부동산원에 산정을 의뢰했으나, 거래 기준 건수를 충족하지 못해서 산정하지 못했다"며 "현재는 자체적인 감정평가 진행을 위해 업체 선정 과정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부동산원 관계자도 "실거래가 너무 적어서 적정한 가격 산정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감정평가법인의 입찰과 평가 등 절차에 적어도 2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매매는 지난 10월7일 5억원에 계약된 전용 면적 44㎡ 1건이 유일하다.

 

 

 

 

 

서울 중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 News1 김진환 기자

 

 

총 2동 108가구의 소규모 단지지만 지난 2018년 재초환 제도 부활 이후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으로 108억5500만원(1인당 1억3569만원)을 통보받았던 서초구 '반포센트레빌 아스테리움'(구 반포현대)도 비슷한 이유로 연중 환수가 불가능하다.

해당 단지는 준공 이후 단 한 건도 매매가 이뤄지지 않았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감정평가를 거쳐 내년 1분기 중 초과이익 환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 확정과 이의신청, 내년도 공시가격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고 귀띔했다.

정비 업계에서는 재초환 환수 금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부담금이 많이 책정되면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자칫 과다한 금액이 책정될 경우, 신속통합기획 등으로 겨우 숨통을 틔운 재건축 분위기가 다시 침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강남구 한양7차 재건축조합에서 전체 조합원 가구의 21%인 50가구 소유자들이 '조합 해산 안건'을 심의할 임시 조합원 총회 개최 소집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을 중단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재초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재건축 부담금 예정액을 통보받은 단지는 Δ반포주공1단지 3주구(1인당 4억200만원) Δ과천주공4단지(1인당 1억417만원) Δ방배삼익아파트(1인당 2억7500만원) Δ한강 삼익아파트(1인당 1억9700만원) 등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건축을 앞둔 조합들은 재초환 제도 유예를 주장하는 연대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서울 시내 48개 조합이 뭉쳤다는 '재건축정비사업 조합연대'는 지난 9월께 서울시와 면담에서 제도 5년 유예를 건의했다. 서울시와 연대 측은 조만간 다시 만나고 2차로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