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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시작에 불과?…내년 물가 관리 비상
전기·가스요금 인상은 시작에 불과?…내년 물가 관리 비상
  • 김용안 기자
  • 승인 2021.12.29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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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에 따르면 대선이 끝나는 내년 4월 이후 전기·가스요금이 일제히 인상된다. 사진은 28일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전기 계량기 모습. 2021.12.28/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내년 4월로 예고된 전기·가스요금 인상으로 물가관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중교통요금 등 다른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를 가능성에 더해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거세지며 대내외 여건이 좋지 않아 내년 정부가 제시한 물가관리 목표치 '2.2%'마저 넘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전망한 내년 소비자물가 연간 상승률은 2.2%이다. 이보다 높게 물가가 상승하지 않도록 관리하겠다는 정부 목표치인 셈인데, 올해 물가 2.5%(예상치)보다 0.3%포인트(p) 낮게 설정했다.

하지만 높아진 물가 상승압력에 정부 관리 목표치 내에 머무를지는 단정할 수 없게 됐다. 정부가 내년 1분기까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을 동결하기로 했지만 4월부터 줄줄이 인상을 예고한 게 첫 번째 이유다.

먼저 전기요금 수준을 결정하는 기준연료비는 내년 4월과 10월 kWh당 4.9원씩 총 9.8원이 오른다. 환경비용 등을 반영한 기후환경요금도 4월부터 kWh당 2.0원 인상된다. 전체 인상폭이 5.6%로 주택용 4인 가구 기준 월 평균 1950원을 더 내야 한다.

가스요금은 내년 5월, MJ당 1.23원이 오르고 7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1.9원, 2.3원 추가로 오른다. 월평균 사용량 2000MJ을 기준으로 현재 2만8450원에서 내년 10월 이후에는 3만3050원으로 4600원 오를 전망이다.

다른 공공요금 인상 가능성도 물가 상승압력을 높인다. 10년간 오르지 않았던 철도 요금과 6년째 동결돼 온 고속도로 통행료에 대한 인상 검토가 코레일, 한국도로공사, 국토교통부, 기재부 등 관계 기관을 중심으로 꾸준히 논의 중이다.

지방자치단체 관할인 버스·택시·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은 물론 상하수도 요금, 종량제봉투 요금 등도 인상 압력이 높다.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인상을 하면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어 '도미노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서울의 한 대형 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뉴스1DB © News1

 

 

문제는 전기·가스요금 인상 계획이 정부의 내년 물가 전망치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됐지만 다른 공공요금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예측과 다른 국제 유가의 재상승세, 오미크론 등 변이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일상회복 스케줄이 꼬이는 상황 등도 큰 변수 중 하나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원은 "소비자물가의 선행 지표인 생산자물가의 급등세, 연이은 공공요금 인상 분위기로는 내년 물가 상승 압력이 어느 때보다 높은데 정부 물가전망치에 반영을 못한 공공요금 추가 인상이 단행된다면 관리목표치를 넘을 수 있다"라고 짚었다.

정부는 내년 물가 흐름이 '상고하저(上高下低)'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물가 오름세가 당분간 이어져 내년 초반에도 2~3%대를 넘나든 후에 하반기엔 그 이하로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올해 물가가 연초엔 낮았고 하반기에 높았던 것과 무관치 않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월 0.6%, 2월 1.1%, 3월 1.5%로 비교적 낮았지만 4월에는 2.3% 급등하며 처음 2%대 상승률을 보였고 이후 6개월 간 2%대 상승세를 기록한 후 10월과 11월에는 각각 3.2%, 3.7%로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이미 올해 하반기에 2~3%대로 물가가 급등한 만큼 내년 하반기엔 기저효과로 인상 폭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뜻이다.

 

 

 

 

 

 

 

내년 전기·가스요금 인상요인을 연간 분산해 반영하겠다는 방침 등이 포함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을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으로 발표하고 있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 2021.12.20/뉴스1DB

 

 

이제 정부의 물가 관리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놓였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현재 배럴당 70달러선인 국제유가가 내년엔 100달러 이상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고, 글로벌 공급망 비상에 농축산물 수급 불안, 확장재정 기조 유지 등 물가 상승 압력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학계 한 인사는 "정부가 공공요금을 내년 1분기 동결하면서 2분기 이후부터 인상을 예고한 것은 물가 관리와 전력·가스 공기업의 재무상황 모두를 고려한 고육지책으로 보이지만 지자체의 공공요금 추가 인상을 막고 주요 생필품의 수급 안정, 금리-재정 정책 간 조율 등 시험대에 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